사회 사회일반

공항서 체포된 '전두환 손자' 전우원 "5·18 유가족에 사죄"

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8 18:34

수정 2023.03.28 18:34

마약투약 혐의 마수대 압송
"사죄할 기회 주심에 감사
수사받고 사과하러 가겠다"
고(故) 전두환씨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한 손자 전우원씨(가운데)가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도착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연행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고(故) 전두환씨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한 손자 전우원씨(가운데)가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도착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연행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가족 비리를 밝혀달라"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폭로를 이어갔던 고(故) 전두환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인천국제공항에서 마약투약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전씨는 유튜브 생방송을 하며 마약 투약을 추정케하는 행동을 보였으며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으로 돌아가 5·18 유가족들에게 사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입국하자 마약혐의로 '마수대'행

전씨는 28일 오전 6시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자마자 경찰에 체포됐다. 현재는 서울시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마수대)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마수대는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전씨에 대한 체포영장 및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인천공항에서 정장을 입고 수갑을 찬 채 취재진 앞에 선 전씨는 "사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최대한 열심히 협조해서 수사 받고 나와 빨리 5.18 유가족, 피해자분들에 사과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대해 "제 죄를 피하지 않기 위해 방송을 통해 모두 보여드렸다"며 "미국에서의 병원에 마약 사용 기록 등을 확인해보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씨는 이날 서울 마포구 도화동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도착했다.

경찰은 전씨를 상대로 마약류 투약 여부를 검사하는 한편 자신과 지인들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발언의 진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전씨는 지난 17일 라이브 방송 도중 마약으로 추정되는 약품을 복용한 뒤 환각 증세를 보인 바 있다. 이후 지난 24일 라이브 방송에서 "약물 사용을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언급했다.

경찰은 전씨의 발언 등을 토대로 '입건 전 조사(내사)'를 해왔다. 마약을 투약했다고 전씨가 함께 폭로한 지인 가운데 국내 체류 중인 2명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씨 일가 비자금 환수 가능할까

전씨는 지난 14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이 전 전 대통령의 손자라는 사실을 밝힌 후 일가가 돈세탁을 통해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등 가족과 주변 지인들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며 논란이 됐다. 이때문에 전씨 일가가 은닉한 비자금 환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은 922억 원에 달한다. 대법원에서 지난 1997년 내란, 뇌물수수 등 혐의로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지난 2013년 검찰이 전담팀을 구성해 서울 연희동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추징에 나서기도 했지만 지난 2021년 전 전 대통령이 사망 이후에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최근 서울중앙지검은 전우원씨가 제기한 의혹 관련 사건을 범죄수익환수부(부장 임세진)에 배당해 고발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관련해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19일 전두환씨와 배우자 이순자씨, 자녀·손주 등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업무방해, 강제집행면탈 등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인 측은 "그동안 비자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하며 3대 재산 상속을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며 "전우원씨 폭로를 계기로 철저한 재수사와 추징금 회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우원씨 스스로는 비자금 회수 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전우원씨는 "제가 공개적으로 마약을 하고도 증거가 불충분한데 저희 집안이나 제 지인이나 사회적으로 돈이 많으신 분들께서 자본력을 사용해서…"라며 "직접적으로 처벌을 받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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