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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앞둔 중년 85% 재취업 원해… 가장 큰 이유는 "생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8 18:39

수정 2023.03.28 18:39

만 55세 넘는 직장인 대상 조사
절반 이상 "70세까지 일하고 싶다"
전직군 평균 희망급여 月368만원
퇴직 앞둔 중년 85% 재취업 원해… 가장 큰 이유는 "생계"
지난해 부산의 취업자 5명 중 1명은 60세 이상 고령자로 지역 노동시장에서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청년층 유출 심화로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기업들이 고령자 활용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8일 정년 5년 이내의 만 55세 직장인 200명과 기업 인사담당 100명을 대상으로 '부산지역 고령자 고용실태 및 활성화 방안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부산지역은 2021년 기준 60세 이상 고령취업자 비중이 21.9%로 7개 특·광역시 중 1위다. 전국평균인 19.8%보다 높은 수준이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에 참여한 만 55세 이상 직장인 대다수는 정년 이후 재취업을 희망하고 있었다. 200명 중 169명(84.5%)이 재취업 의사를 밝힌 가운데 자영업이나 사업을 하겠다는 응답비중은 31명(15.5%)에 불과했다. 재취업 사유는 생계와 관련한 재무적 요인이 전체의 49.5%로 가장 많았고, 그 외 사회적 관계 지속(21.0%), 일하는 즐거움(20.0%), 기술·노하우 전수(7.5%) 등의 순이었다.

재취업 이후 희망 근로 연령은 70세 이상이 53%로 절반을 넘었고, 65세까지도 29.5%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등 정년 이후에도 최소 5년 많게는 10년 이상을 일하겠다는 응답자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기대수명 증가의 흐름 속에서 노후 안정자금인 국민연금 수령시기 등을 고려한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상의는 설명했다.

이처럼 정년을 앞둔 직장인 대다수가 재취업과 정년 이후에도 상당기간 근로를 이어가길 원하지만 이들의 희망 직무와 60세 이상 고령자가 기업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직무 사이에는 상당한 미스매치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스매치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직무는 사무관리직과 단순노무를 포함한 기능직이었다.

실제 정년 이후 재취업 희망 직무에서 임원 및 관리자와 일반사무를 희망한 응답자는 각각 22.5%, 16.0%였지만, 기업 현장에서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이들 직무에 근무하는 비중은 12.0%, 6.0%로 현실적인 격차가 컸다. 반대로 기업 현장에서는 60세 이상 고령자의 상당수가 단순노무(20%)와 기능직(16%)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정년이후 이들 직무에 재취업을 희망하는 비중은 각각 3.0%와 2.5%로 극히 적었다. 반면 기술전문가와 영업판매·서비스 직무에선 상대적으로 미스매치 격차가 적거나 거의 없었다.


직무별 임금수준에서도 전체평균 희망임금은 월 368만원인데 반해 실지급액은 월 296만원으로 72만원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별로는 임원 및 관리자의 경우가 실질 임금이 재취업 희망 임금보다 145만원이나 적어 가장 격차가 큰 반면 기업의 수요가 높은 기능직은 오히려 실제 임금이 재취업 희망 임금보다 월 30만원 이상 많았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 관계자는 "이미 전국 대도시 중 처음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부산의 입장에선 청년 일자리 못지않게 고령자 고용시장의 역할과 비중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면서 "기술전문직과 영업·서비스직의 경우 고령자 구직자와 기업의 니즈가 거의 일치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관련 일자리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고령자 담당하는 직무에 대한 인식개선을 통한 미스매치 해소 노력과 이를 뒷받침 하는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