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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감원과 함께 메타버스 부문 폐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9 02:45

수정 2023.03.29 02:45

[파이낸셜뉴스]
월트디즈니가 이번주 7000명 감원을 시작하기로 한 가운데 이미 메타버스 부문은 없애 버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4월 18일 디즈니의 플로리다주 레이크부에나비스타 월트지즈니월드리조트 매직 킹덤에서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
월트디즈니가 이번주 7000명 감원을 시작하기로 한 가운데 이미 메타버스 부문은 없애 버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4월 18일 디즈니의 플로리다주 레이크부에나비스타 월트지즈니월드리조트 매직 킹덤에서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

월트디즈니가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미 메타버스 부문은 날려 버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메타버스는 지난해 물러난 밥 채픽 전 최고경영자(CEO)가 추진하던 미래 먹거리로 채픽에 이어 다시 디즈니 CEO로 지난해 취임한 밥 아이거 현 CEO 역시 희망을 갖고 있던 분야였다.


그러나 불확실한 경기전망 속에 이번주부터 두 달에 걸쳐 직원 7000명을 내보내는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디즈니가 일단 미래 먹거리는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직원 50명 모두 해고

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디즈니가 메타버스 부문 직원 50명 전부를 내보냈다고 보도했다.

디즈니 소비자제품 부문 책임자 출신으로 그동안 메타버스 부문을 이끌었던 마이크 화이트도 보직 없이 대기발령 상태다.

디즈니 메타버스는 디즈니의 방대한 애니메이션과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와 메타버스를 결합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사용자들이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에 함께 들어가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이른바 상호작용(인터랙티브) 스토리 구현 기술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였다.

채픽 전 CEO는 지난해 2월 화이트를 메타버스 부문 책임자로 앉히면서 직원들에게 내부 메모를 통해 “청중들이 디즈니 이야기들을 경험하고, 접촉하는 방법에 관한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메타버스가 디즈니의 차세대 스토리텔링 전선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디즈니 메타버스 부문은 그러나 출범 1년 뒤에도 여전히 구상 단계에만 머물렀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판타지 스포츠, 테마파크 가상 관람 등 소비자들이 여러 가지 가상 체험을 할 수 있는 신기술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결과물은 없었다.

화이트는 아울러 아마존프라임을 흉내 낸 서비스도 계획했다. 온라인쇼핑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결합된 아마존프라임처럼 서비스를 통합하는 방안이었다.

디즈니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와 디즈니 테마파크를 찾는 입장객들이 음식을 사 먹고, 기념품을 비롯한 각종 제품을 사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온라인 소매점포를 메타버스로 통합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디즈니는 그러나 이번에 메타버스 부문을 해체하면서 이 방안도 함께 폐기했다.

기대 컸지만 구조조정 순위에서 밀려

지난해 11월 디즈니 지휘봉을 다시 잡은 아이거도 실상은 메타버스에 상당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

디즈니 CEO에서 물러난 뒤 그는 지난해 3월 로스앤젤레스(LA)에 근거지를 둔 메타버스 업체 지니즈(Genies)에 투자했고, 이사로도 참여했다.

지니즈는 기술 스타트업으로 사용자들이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를 판매한다.

그렇지만 디즈니가 계속해서 적자를 보는 가운데 지난해 고용한 컨설팅업체 매킨지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제안하자 아이거 역시 메타버스 꿈을 일단 접었다.

디즈니는 지난달 55억달러 비용절감 방안을 내놓고, 그 과정에서 직원 7000명을 내보내기로 한 바 있다. 감원은 이번주 시작해 앞으로 두 달 간 이어진다.

2027년 67조원짜리 시장

아직 돈이 되지 않는 메타버스는 최근 기술업체들의 비용절감 과정에서 주된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있다.


2021년 10월 메타버스에 주력하겠다면서 회사 이름까지 페이스북에서 메타플랫폼스로 바꾼 메타도 수십억달러 적자만 기록하는 하드웨어·메타버스 부문 ‘리얼리티랩스’ 감축을 진행 중이다.

그렇지만 메타버스는 여전히 매력적인 미래 시장임에는 틀림없어 기업들이 일단 급한 불을 끄면 다시 매달릴 것으로 보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메타버스 기술은 2027년 연매출 520억달러(약 67조6000억원)가 넘는 큰 시장이 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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