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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규제당국 강경책에 바이낸스도 뱅크런? 최근 1주일새 2조 넘는 자금 유출[글로벌포스트]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9 11:07

수정 2023.03.31 06:58

미 규제당국 고소에 고객 자금 이탈 뚜렷
거래수수료 부과도 고객 이탈 가속화시켜
CFTC 자문위원 "미국 조사는 매우 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최근 1주일간 20억 달러(약 2조 5970억원)가 넘는 자금이 유출됐다. 바이낸스가 거래 수수료를 받기로 결정하고 미국 규제당국이 바이낸스를 고소하는 등 악재가 계속되면서다. 일부 투자자들은 또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 FTX와 다른 대출 플랫폼을 무너뜨린 뱅크런을 떠올리며 바이낸스에서 탈출하고 있다.

겹악재 바이낸스... 고객 자금 인출속도 빨라져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바이낸스가 미국에서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불법 금융 활동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바이낸스를 고소한 상태인데 이 사건 전후에 바이낸스에서 자금이 대량 이탈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난센에 따르면 지난 20일~27일(현지시간)까지 일주일간 바이낸스의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21억 달러(약 2조 7260억 원)가 빠져나갔다. 바이낸스 거래소에는 총 632억 달러(약 82조 20억 원)의 자금이 예치돼 있다.


블록체인 거래 분석기업 난센의 애널리스트 앤드류 서먼은 "바이낸스에서의 인출 속도가 평소보다 빨라졌다"고 말했다. 바이낸스는 올해 초에도 미 규제당국의 규제로 큰 자금 유출을 경험했었다. 올해 2월 뉴욕 규제 당국이 바이낸스의 스테이블코인인 'BUSD'의 신규 발행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이후 자금 유출이 더욱 두드러져 하루만에 10억 달러(약 1조 2977억 원)를 돌파하며 정점을 찍은 바 있다.

아울러 바이낸스의 거래 수수료 부활 결정도 바이낸스의 시장 점유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 결정이 있기 전까지 바이낸스는 거래 수수료가 없었다.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현물 시장 점유율은 이달 초 57%에서 현재(24일 기준) 30%로 떨어지며 최저치를 기록했다. 디지털 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카이코에 따르면 바이낸스 거래량의 대부분은 수수료를 다시 부과하기 전까지는 수수료가 없는 거래였다.

가상자산 헤지펀드 아이스버그 캐피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존 쿼른스트롬은 "거래 수수료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를 정할 때 커스터디(금융자산을 대신 보관ㆍ관리해 주는 서비스)를 제일 먼저 고려하고 그 다음이 수수료다"고 설명했다.

미 규제 당국 강경책 지속 예고...자금 뺄지 고심하는 투자자


투자자들은 앞으로 미국 규제당국이 바이낸스에 대한 규제 조치를 더 늘릴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가상자산 벤처 기업 코인펀드의 CEO(최고경영자)이면서 CFTC의 글로벌 시장 자문위원회 위원인 크리스 퍼킨스는 "미국 기관의 조사는 매우 길다"고 설명했다.

미국 규제당국의 바이낸스에 대한 입장은 강경하다.

로스틴 베넘 CFTC 위원장은 "바이낸스가 미국 규제를 회피하고 미국인들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려는 바이낸스의 지속적인 노력은 지속적인 사기의 일부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이낸스는 미국 이용자들을 위해 계열사 바이낸스닷유에스를 설립하는 등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입장이다. 바이낸스 창립자 창펑 자오는 CFTC에 "예상치 못한 실망스러운 일이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자오는 "우리는 2년 이상 CFTC와 협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바이낸스 CEO 창펑 자오 /사진=로이터연합뉴스o
바이낸스 CEO 창펑 자오 /사진=로이터연합뉴스o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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