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담배꽁초 떨어졌잖아" 교장 머리 때린 80대 이사장... 처벌은?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30 07:34

수정 2023.03.30 17:27

살 안뺀 교직원 빰 때리며 '갑질' 일삼아
[서울=뉴시스]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대전의 한 사립 고등학교에서 교직원들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고 수시로 각서와 경위서를 쓰게 하는 등 갑질을 일삼은 80대 이사장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2단독(재판장 윤지숙)은 강요·협박·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81)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 5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대전의 한 사립 고등학교에서 담배꽁초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옷걸이로 교장 B씨의 머리를 때리고, 이듬해 12월과 2020년 9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교사들 사직서를 받으라는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B씨 정강이를 걷어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암 수술을 한 뒤 식이요법 때문에 밖에서 식사한 교사 C씨에게 '앞으로 밖에서 점심을 먹으면 자진해서 사직하겠다'는 각서를 쓰게 했다. 또 자신이 싫어하는 교사와 밥을 먹은 교직원 D씨에게는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생기면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각서를 쓰게 하는 등 교직원들을 협박해 각서와 경위서를 쓰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평소 교직원들에게 폭언과 폭행 반말은 물론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교직원의 뺨을 때리거나 발로 걷어찬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A씨는 행정실 직원 E씨가 체중이 많이 나간다는 이유로 살을 빼라고 강요하거나 자신의 지시에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로도 기소됐으나 합의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공소 기각된 바 있다.

A씨는 교직원들이 제기한 갑질 논란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2020년 이사직을 사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학교법인 이사장으로서 자신이 가진 실질적 영향력을 가지고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이사장직에서 사임해 재범의 염려가 없는 점,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해 형을 결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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