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국가 손배소, 5월 변론 종결…소송 6년여만

뉴스1

입력 2023.03.30 12:23

수정 2023.03.30 13:18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부부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0.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부부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0.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사건의 변론이 소송 개시 6년여만에 오는 5월 종결된다.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판사 성지용 백숙종 유동균)는 30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김모씨 등 5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 변론을 열고 "5월18일 재판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변론은 소송 당사자인 피해자의 입회 없이 원고와 피고 측 법률대리인의 참석 하에 진행됐다.

재판부는 정부 측에 "1993년 고시한 근거 조항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과 가습기 살균제 조사보고서에 명시된 권고 및 개선사항에 따른 정부의 대처와 향후 계획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정부 측은 변론에 앞서 살균제에는 유독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사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날 "1심 판결문을 보면 PHMG가 사용된 부분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한달여의 준비시간을 요청한 정부 측 입장을 받아들여 5월18일 오전 9시50분 변론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통상 민사사건은 변론 종결 뒤 2~3주 뒤 판결을 선고한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은 재판 직후 취재진을 만나 "대통령만 한 번 사과했을 뿐 그 어떤 공무원도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잘못을 인정한 적이 없다"며 "국가의 책임이 인정됐으면 하는 게 피해자들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씨 등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2014년 8월 국가와 제조사 옥시레킷벤키저(옥시)와 납품·유통사 6곳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후 조정이 성립돼 옥시, 한빛화학, 용마산업, 롯데쇼핑은 소송 당사자에서 제외됐다.

같은해 11월 1심 재판부는 "가습기살균제와 피해자들이 입은 사망 또는 상해 사이 인과관계 있다고 보여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국가에 대한 청구에 대해선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기각했다.

재판부는 당시 "원고들은 추가 증거를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국가책임에 관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사가 진행되는지 알지 못해 결국 추가적 증거조사 없이 변론을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측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2심 판결을 받겠다며 항소했다.

피해자 측은 항소심에서 "정부가 2003년 6월 유독 물질인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 유해성 심사 신청을 받고도 이를 승인해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발생한 이후인 2013년 5월 PGH를 유독물질로 관보에 고시했다.


정부 측은 "당시 관계 법령상 유해성 심사를 신청한 기업에 흡입에 따른 영향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 제출 요구 의무가 없었다"고 반박해왔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분무액에 포함된 살균제로 인해 산모와 영유아 등 사용자가 사망하거나 폐 질환 등에 걸린 참사다.


2020년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집계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건강이 악화된 피해자는 약 67만명, 사망자는 약 1만4000명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