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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빅테크 버블 경보… "은행주 기피하는 투자자 몰린 탓"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30 18:02

수정 2023.03.30 18:02

메타 64% 등 올들어 주가 폭등
은행 추가 파산 우려에 반사이익
전문가 "추가 매수 신중해야"
美빅테크 버블 경보… "은행주 기피하는 투자자 몰린 탓"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아마존을 비롯해 메타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과열됐다는 경고가 나왔다. 빅테크 기업의 주가는 올해 초 부터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며 상당 수준 올랐는데 추가 매수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빅테크 기업의 주가 상승이 이들의 실적에 기반하기보다는 미국 은행주에 대한 우려에서 나왔다는 이유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아마존(3.10%)과 메타(2.33%), 애플(1.98%), 마이크로소프트(1.92%), 구글(0,36%) 등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전장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주요 빅테크 기업의 주가는 3월 한 달은 물론 연초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주가가 연초 대비 64.62% 폭등한 것이 빅테크 기업 주가가 얼마나 과열됐는 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메타는 모든 기업들이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메타버스 분야의 사업에 열중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서 나스닥지수가 32% 폭락하고, 미국 국채수익률이 상승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빅테크 기업의 주가 강세는 반전이라는 평가다.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올해 크게 상승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올해 약 13% 상승했다. 반대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 미만의 상승률에 그쳤다.

이처럼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빅테크 탄탄한 실적보다 은행주에 대한 투자 회피가 주된 이유라는 분석이다. 지역 기반 중소은행의 파산과 유동성 위기로 더 많은 은행이 파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이 빅테크 기업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미국 은행주의 주가가 계속 횡보하고, 경기 침체가 현실화된다는 가정 하에 투자처를 잃은 투자자들이 주가가 상당히 오른 빅테크 기업에 계속 집중할 경우 이들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더 상승할 수는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상당히 고평가됐다고 지적한다. 빅테크 기업들이 챗GPT만큼 뜨거웠던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에 집중했으나 메타버스 사업이 실적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또 다른 사업 분야인 이커머스를 비롯해 디지털 결제,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클라우드 서비스 등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것도 주가에는 악재다.


이에 따라 빅테크 기업에 대한 추가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BCA리서치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더그 페타는 배런스에 "빅테크 기업의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되는 유일한 한 가지는 미국 은행에 대한 우려 뿐"이라고 짚었다.
그는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실적 뒷받침없이 단기간에 너무 올랐다"며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실적 부진에 훨씬 더 취약하기 때문에 주가가 계속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theveryfirs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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