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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병 시달려도… 산재보험 문턱 못 넘는 예술인들

"보험료 비싸" "가입 절차 복잡"
예술인 10명 중 3명 보험 가입
일반 근로자와 같은 지원 필요
이씬정석 문화예술노동연대 대표가 지난달 1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문화예술노동자 노동 실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씬정석 문화예술노동연대 대표가 지난달 1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문화예술노동자 노동 실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10년차 웹툰 작가 A씨(43)는 손목, 팔꿈치, 팔목에 5년 넘게 근막염을 앓고 있다. 마감 시간이 다가오면 그대로 앉은 자리에서 소변을 참고 일하게 돼 방광염도 걸렸다. 하지만 A씨는 산재보험은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A씨는 "보험료도 부담되고 신청 절차를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알아서 챙겨야 하는 것이 복잡하다"고 토로했다.

근골격계 질환 등 직업병을 호소하는 예술인이 늘고 있지만 산업재해보상보험(산재보험) 가입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시적으로 회사에 고용될 경우도 보험료의 절반은 본인이 내야 하는 등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수형태로 근로하는 예술인들에게 산재보험 가입 문턱이 높은 만큼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따르면 예술인 산재보험 누적 가입자는 지난해 1만811명에 이르렀으나 가입 유지자는 5756명으로, 지난 2021년 6445명 보다 줄었다. 지난해 신규가입자도 지난 2021년 3409명에서 절반가량 줄어든 1767명에 그쳤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의 '2021년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술인은 산재보험 가입률이 28.5%에 그쳤다.

산제보험 가입률이 낮다보니 예술인들의 경우 직업병이 발생하더라도 상당수는 보장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근로자에 비해 예술인 입장에서 산재보험의 문턱은 지나치게 높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르면 예술인들은 플랫폼 회사 등 문화예술기획자에게 고용돼 상시 근로하지 않으므로 산재보험을 스스로 가입해야 한다. 한시적으로 문화예술기획자에게 고용되는 예술인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인정돼 산재보험에 가입해도 회사에서 보험료를 절반만 지급한다. 일부 문하생이나 보조 작업자를 두고 일하는 예술인은 중소기업사업주로 확인돼 산재보험료를 전액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이씬정석 문화예술노동연대 대표는 "현재처럼 예술인 스스로 신고·가입하게 되면 직장에서 일괄적으로 가입시키는 일반 근로자와 다르게 불규칙한 소득으로 인해 산재보험에 가입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누구나 들어야 되는 당연 가입 보험이 되면 예술 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산업재해와 여러 가지 질병에 대해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예술인 역시 동일한 근로자이므로 산재보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오재원 노무법인 신승HR 파트너노무사는 "예술인들은 소득이 매우 높은 소수를 빼고는 대부분 다 생활이 어렵다"며 "똑같이 근로를 제공하는데 일반 근로자와 다르게 굳이 차별을 해야 할 이유도 없고 사용자가 보험료를 다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노무사는 "다른 프리랜서를 제외하고 예술인만 혜택을 주자는 것이 아니라 고용성이 명확한 프리랜서 직종부터 차근차근 수혜 범위를 확대해나가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