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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용량 늘리고 제조비도 낮춘다 [1일IT템]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03 08:20

수정 2023.04.03 09:18

UNIST, 손쉬운 단결정 소재 합성기술 개발
주행거리 30% 이상 늘어나고 비용절감까지
배터리. 게티이미지 제공
배터리.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조재필 특훈교수팀이 전기차용 배터리 효율을 높여 주행거리를 30%이상 늘릴 수 있는 소재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이 제조기술 개발로 니켈리치양극 뿐만아니라 리튬·망간리치양극 소재를 저비용으로 완전한 단결정 형태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조재필 교수는 "현재 상용화가 진행중인 니켈리치계 단결정 양극소재들은 여러 번의 가열로 인한 생산비용 상승 문제가 있다"며 "이번에 개발된 합성법을 적용한 양극재로 대량 합성공정 개발 시, 기존 단결정 대비 대비 적어도 30% 이상의 비용 절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현재의 합성 규모는 랩수준으로 대량 생산하기까지 적어도 4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적용해 전지 성능을 측정했다. 일반적인 공정으로 합성한 다결정 소재와 같은 조성의 단결정 양극소재를 리튬 메탈전지에서 평가했다.
이 단결정 양극소재는 200회 충·방전 후에도 기존 용량의 92%에 준하는 성능을 보였다. 또 같은 조성의 다결정 소재 대비 약 12% 향상된 수명 유지율을 보였다. 뿐만아니라 가스 발생량 및 저항 증가율이 30% 이상 개선돼 전기차의 고질적 문제인 안전성까지 개선됐다.

연구진은 녹여진 리튬염과 전이금속 전구체를 공·자전 혼합기로 혼합해 액화 리튬염-전이금속 나노입자 복합체로 합성했다. 이 복합체를 800도 이하에서 열처리해 완전한 형태의 단결정 입자를 만들었다.

단결정 형태로 양극제를 만들면 다결정 소재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 배터리를 제조할 때 쉽게 부서지거나 배터리 내에서 불필요한 반응이 일어나 가스 발생 등이 늘고, 충방전 주기에도 영향을 줘 수명이 감소한다.

먼저 연구진은 공융조성으로 녹여진 리튬질산염, 리튬수산염과 다결정 전이금속 전구체를 일정한 비율로 합쳤다. 이를 공·자전 혼합기를 활용해 분당 2000회 속도로 12분간 섞었다. 접촉에서 발생되는 열로 녹은 분말들이 다결정입자들의 경계면에 침투해 들어가면서 액화 리튬염-전이금속 나노입자 복합체를 만들었다. 이 복합체를 800도 미만에서 10시간 동안 가열해 수마이크로 크기의 완전히 결정화된 단결정 형태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 기술은 니켈리치 양극뿐만 아니라 리튬·망간 리치 양극소재에도 적용 가능하다. 리튬·망간 리치 양극은 망간이 60% 이상 고함량으로 포함된 물질이다. 또한 리튬의 함량이 전이금속의 함량보다 높아 4.5V 이상의 고전압에서 250 mAh/g 이상의 고용량을 발휘하는 소재다.
망간의 함량이 증가할수록 합성하기 위해 필요한 열처리온도 올라가는데, 특히 망간 함량이 60% 이상인 경우 900도 이상에서 12시간 이상 가열해도 단결정으로 합성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망간 함량이 60%이상에서도 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단결정형 입자로 합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제조기술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쥐 리 교수팀과 함께 연구해 에너지분야의 권위 학술지인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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