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방역당국, 이달부터 '하수'로 코로나19 등 감염병 감시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05 14:55

수정 2023.04.05 14:55

하수 분석으로 지역사회 환자 발생 경향성 판단
편의성과 경제성 높고 다양한 병원체 감시 가능
질병관리청은 이달부터 전국적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사업을 시작한다고 5일 밝혔다. 사진은 한 연구원이 하수처리장 유입수 샘플을 채취하는 모습. 질병관리청 제공.
질병관리청은 이달부터 전국적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사업을 시작한다고 5일 밝혔다. 사진은 한 연구원이 하수처리장 유입수 샘플을 채취하는 모습. 질병관리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생활하수 분석을 통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감시하고, 지역사회 유행을 판단하는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체계'를 이달부터 시행한다.

코로나19의 일상적 감염병 관리로의 전환을 앞두고 질병관리청은 이달부터 전국 17개 시도 64개 하수처리장을 중심으로 주 1회 이상 코로나19 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감염성 병원체를 감시한다고 5일 밝혔다.

의료기관이 확진 환자를 신고해 통계로 집계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생활하수에 섞인 바이러스의 양을 분석, 지역사회 환자 발생을 추정, 판단하는 것이다.

하수처리장에서 채취한 물에서 불순물을 여과한 뒤 농축해 핵산을 추출하고 바이러스를 검사하게 된다.
이는 사멸해 증식성이 없는 바이러스까지 확인할 수 있어 검사의 민감도가 상당히 높다. 또 환자나 의료인의 검사·신고에 의존하지 않아 편의성과 경제성이 높으며 다양한 병원체를 감시할 수 있다.

질병청은 코로나19가 모든 환자를 신고하는 전수감시 대상에서 일부 의료기관만 환자를 신고하는 표본감시 대상으로 전환될 예정인 상황에서 표본감시 결과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하수 기반 감시를 새로운 감염병 감시 기술로 인정해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질병청은 그동안 시범사업을 통해 전국 시·도 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활용 가능성, 신뢰성 등을 평가해왔다.
실측 자료를 통해 하수 감시 결과와 지역사회 환자 발생 경향이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환자가 증가하기 직전에 하수에 바이러스의 검출량이 증가하고 환자가 감소할 때는 바이러스 양도 줄어들어 바이러스 농도와 환자의 증감 사이에 상당한 상관관계가 확인됐다"며 "조금 더 데이터가 쌓이게 되면 환자 규모를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본 사업을 시작하고, 감시가 개시되면 주기적으로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주간정보' 등의 형태로 질병청 감염병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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