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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통신선 이틀째 불통…軍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상황 지켜볼 것"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08 14:56

수정 2023.04.08 14:56

北, 어제 이어 오늘도 동·서해 군 통신선 모두 '무응답'
北 한미 연합연습 강화·인권 문제 제기 등에 반발 조치 가능성도
[파이낸셜뉴스]
지난 2021년 7월 27일 군 장병이 서해지구 군 통신선 시험통신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지난 2021년 7월 27일 군 장병이 서해지구 군 통신선 시험통신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북한이 지난 7일에 이어 8일 오전 9시에도 군통신선 업무개시 통화를 받지 않고 있다.

이날 군에 따르면 북한이 서·동해 군통신선의 정기 통화에 이틀째 응답하지 않았다.

남북은 평소 통일부가 담당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과 오후 하루 두 차례 정기적으로 통신을 진행하고 있다.

군 당국은 주말을 포함해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 하루 두 차례 군통신선으로 북측과 통화를 진행해 왔지만 북한이 여기에 답하지 않은 것이다.


군 통신선과 연락사무소 통신선 모두 우리 측 구간에는 기술적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남북간 통일부와 군 통신선 채널의 동시 단절은 최근 강화된 한미, 한미일 연합연습 강화에 강하게 반발과 북한인권보고서 공개 등에 따른 북한의 반발로 의도적 조치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북측의 미상 사유로 정기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북측 선로 이상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연합뉴스
자료=연합뉴스
지난해 2022년 6월에도 남북간 연락사무소 정기통화가 일시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북측 폭우로 인한 통신선로 장애 등 기술적 문제에 따른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해 10월 4일엔 오전 개시통화가 되지 않았다가 오후 마감통화는 정상적으로 이뤄진 바 있다.

북한의 의도적 통신 단절 사례는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2020년 6월 9일 남북 간 모든 통신연락선 채널을 일방적으로 단절한다고 통보했다가 1년 1개월 만인 2021년 7월에 복원한 바 있다.

북한은 최근 연일 관영매체, 선전매체를 동원해 강화된 연합연습과 한미일 군사 협력 강화를 맹비난하고 '대남 대결전'이라면서 "미국을 위시한 호전광들의 군사적 도발 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는 현실은 우리 국방력의 보다 명백한 입장과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핵 위협을 노골화하는 원색적 비난 기사와 담화를 쏟아내고 있다.

한편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은 2019년 말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에서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는데, 2021년 3월 담화를 통해 다시 선전선동부로 복귀한 것이 확인됐다. 그만큼 북한의 선전·선동 업무는 유엔 경제 제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그들의 체제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함을 시사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오전 군통신선 통화에 답하지 않은 채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2형' 수중폭파시험을 진행했다고 공개 보도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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