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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사랑하고 미안해"..부활절에 친모에게 버려진 갓난아기

임우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1 10:30

수정 2023.04.11 14:30

이탈리아 한 병원에 편지와 함께 버려져
이탈리아 일간지 '일 조르날레' 트위터 캡처. 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 일간지 '일 조르날레' 트위터 캡처.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에서 부활절 당일 부모에게 버려진 갓난 아기가 나타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예수가 죽음에서 부활한 날을 기념하는 부활절인 9일 오전 11시 40분(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 종합병원에 한 갓난 아기가 찾아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병원은 형편이 못돼 아기를 키우지 못하는 부모를 위해 '생명을 위한 요람'을 운영하고 있다.

이 '생명을 위한 요람'에 아기를 놓으면 건물 내부에 알람이 울린다. 이는 보살핌이 긴급한 아기가 왔다는 신호로, 이날 아기 역시 같은 방식으로 병원 관계자에게 알려졌다.

요람에는 담요를 덮은 아기와 친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 한 장이 놓여 있었다고 한다.


편지 내용에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에네아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아기를 남의 손으로 잘 기르려는 친모의 애정 어린 작별 인사가 적혀 있었다.

편지에는 아기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이 담긴 한편 병원 검사 결과 아기가 아무 탈 없다는 내용도 담겼다.

실제로 밀라노 종합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아기를 검진한 결과 아기는 생후 일주일 정도이며 몸무게가 2.6kg인 등 양호한 건강상태를 나타냈다.

해당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책임자인 파비오 모스카 교수는 "부활절에 아기가 우리에게 전해졌다는 사실이 감동적"이라며 "아기의 엄마가 이 말을 꼭 들었으면 좋겠다. 아기를 지금이라도 되찾아갈 수 있고, 우리가 아기를 키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밀라노 종합병원은 '생명을 위한 요람'을 16년째 운영 중이다.
에네아는 2012년, 2016년에 이어 세 번째로 맡겨진 아기다.

모스카 교수는 관련 뉴스가 보도된 후 여섯 부부가 이메일을 통해 에네아를 입양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에네아는 법원에서 적합한 가정이 선정된 뒤 입양될 것으로 전해졌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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