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일문일답] 이창용 "연내 금리인하 기대 과도..상반기 물가 3%대 둔화"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1 14:00

수정 2023.04.11 14:34

4월 금통위 금리 결정 기자간담회 하는 이창용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4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4.1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끝)
4월 금통위 금리 결정 기자간담회 하는 이창용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4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4.1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한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시장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향후 물가 경로에 대해서는 상반기까지 3%대로 둔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산유국 추가 감산이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 공공요금 인상 등이 하반기 물가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금통위원들의 향후 3개월 최종금리 수준 전망은.

▲ 지난 2월과 같이 이번 회의에서도 다섯 분은 당분간 최종금리가 3.75%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한 분은 3.50%로 동결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씀하셨다.
다섯 분이 3.75%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한 건 크게 두 이유인데, 하나는 예상한 대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으나, 산유국 추가 감산이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 공공요금의 인상 시기·폭과 관련해 하반기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SVB 사태 이후 주요국,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였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보고 있고 연내 인하 가능성까지 나온다. 금융시장의 완화적 반응에 대한 생각은.

▲ 금통위원들 많은 분이 시장기대가 과한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금리 인상을 잠깐 중단하고 그 영향을 바라보자, 여러 상황 변화를 보며 물가 경로가 예상한 대로 가지 않으면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게 다섯 분 이상인데,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까지 형성되고 있─다. 미국에서 그러한 기대가 형성되고 있어 국내 금융시장도 영향받는 것으로 보지만, 금통위원들은 그러한 견해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

과도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90일물 금리 등이 너무 떨어졌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 경기 둔화 때문에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기대가 자리 잡은 것인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크다. 한은은 IT 경기가 하반기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만약 시장 예상대로 늦게 회복되더라도 다른 부분 성장이 유지된다면 이것이 금리로 대응할 상황인지, 시장도 판단을 잘해야 할 것 같다. 나중에 경기 등을 보고 누가 맞는지 사후적으로 판단할 수 있겠지만, 경고를 드릴 필요가 있다는 금통위원 몇분의 이야기가 있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은.

▲ 소비자물가 수준이 연말 3%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물가가 충분히 떨어져 중장기 목표 수준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금리 인하 논의를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물가 경로의 경우 상반기 경로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는데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 이것을 확인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 언급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일반 소비자물가 전망은 그대로인데, 근원물가는 왜 더디게 떨어질 것으로 보는지.

▲ 일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빨리 떨어지는데 근원 물가 상승률이 더디게 떨어지는 것은 근원 물가의 문제라기보다, 에너지 가격이 지난해 3월부터 굉장히 많이 오른 탓에 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지난해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전기·가스요금을 덜 올렸는데, 그 효과가 올해 반영되는 부분이 있다. 또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끝난 후 투자·수출은 감소했으나 소비는 회복세를 보여 서비스 물가의 둔화 속도가 느린 측면도 있다.

─한미 정책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원화 약세 흐름이 계속되면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는데.

▲ 특정한 환율 수준을 염두에 두는 것이라면, 금리를 통해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환율 변동성이 클 경우에는 수준과 관계 없이 금리뿐 아니라 여러 다른 정책을 통해 반응하는 것이 당연하다.

─무역수지 적자 등으로 인해 환율 절하 우려도 나온다.

▲ 무역수지 적자, 4월 배당금 지급 등은 이미 환율에 반영됐을 것으로 본다. 주요국 통화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 특히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 이후 주요국 통화정책 긴축이 지속될지도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 환율의 방향성을 한쪽으로 단언하기 어렵다. 또한 우리는 이제 채권국이고, 외환보유고도 4250달러 넘게 남아 있어 무역적자가 나더라도 대처할 방안이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는.

▲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 속도가 둔화하면서 시장 연착륙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부동산 PF 연체율 등을 과거와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고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금리가 오른 것에 비해 높은 수준은 아니다. 금리를 올렸으니 조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1∼2곳 금융기관이 어려워질 수는 있다.
한은이 해야 할 일은 이 위험이 금융권 전체로 번지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책을 마련중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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