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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대차 투자하면 통크게 지원" 방한 포르투갈 총리, 韓기업 유치 세일즈[단독 인터뷰]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1 17:12

수정 2023.04.12 14:43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 포르투갈 총리실 제공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 포르투갈 총리실 제공
[파이낸셜뉴스]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는 11일 "글로벌 플레이어인 현대차·기아, 삼성, LG와 같은 한국 기업들의 혁신과 품질경영에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의 반도체, 자동차, 신재생 에너지 산업들이 포르투갈에 투자할 경우, 크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포르투갈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매장량이 세계 8위(유럽 1위)인 6만t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 자동차 기업(전기차 및 배터리 기업)의 소중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동유럽 국가들이 글로벌 공급망 이슈를 앞세워 한국 등 외국기업 유치에 나선 가운데, 남유럽 국가인 포르투갈도 한국의 반도체·자동차 업종을 상대로 적극적인 구애 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韓, 반도체·자동차 경쟁력 주목"

'친시장주의적 좌파', '반포퓰리즘' 등을 앞세워 9년 째(2015년~현재) 포르투갈을 이끌고 있는 코스타 총리는 이날 방한과 관련한 파이낸셜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글로벌 공급망(밸류 체인) 구축을 위해 한·포르투갈 간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며 한국의 핵심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업종의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주목했다. 코스타 총리는 한국기업의 투자 유치 유인책으로, 유럽연합(EU) 차원의 대규모 지원책(최대 110억 유로 활용 가능)과 더불어 포르투갈 정부의 투자 인센티브가 추가로 제공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투자비 세금감면, 컨설팅·장비 구입·특허등록 등 제반비용 세금공제, 사회보장세 감면 혜택 등을 언급했다.
그는 이번 방한에서 경제, 과학, 인프라, 외교 등 장관 3명과 차관 등을 대동하고, 대한국 세일즈 외교에 집중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 포르투갈 총리실 제공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 포르투갈 총리실 제공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 포르투갈 총리실 제공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 포르투갈 총리실 제공

그는 "높은 품질 기준과 혁신이 바로 '한국 제품의 정체성'"이라며 "자동차·전자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이유"라고 평가했다. 그는 "기아의 쏘렌토를 여러해 동안 직접 탔으며 매우 좋은 차였다"며 "한국 제품들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포르투갈에서도 예외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포르투갈 내 현대차와 기아의 시장점유율이 9위와 11위로 높지 않은 상황이다. 코스타 총리의 발언은 현대차그룹의 남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K·한화와 세일즈 회동

코스타 총리는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선 미국 앰코테크놀지(Amkor)등 대규모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생산 공장 등이 있으며, 우수한 엔지니어 인력, 용수·에너지 등 생산 인프라의 경쟁력도 강조했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와 관련해서는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60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재생 에너지 분야의 대규모 투자와 관련한 인허가 절차(규정)를 간소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10GW규모의 해상 풍력을 구축할 계획이며, 올해 이와 관련한 입찰을 진행할 계획도 소개했다. 코스타 총리는 인터뷰에서 한온시스템, 한화큐셀 등의 기업을 직접 언급하며 "양국간 파트너십 기회가 더욱 모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르투갈의 중도 좌파 정당인 사회당을 이끌고 있는 그는 역설적이게도 포퓰리즘 정책 배격, 친기업 정책을 추진하기로 유명하다. '좌파같지 않은 좌파' '경제살린 좌파'라는 별칭이 붙는 이유다.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지난해 2월에 3연임에 성공하며 포르투갈의 내각을 9년째 이끌고 있다.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로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78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은 바 있는 포르투갈 경제는 그의 재임 이후, 과감한 성장정책과 균형예산, 세계경제 회복 등에 기반, 2013년 16%에 달했던 실업률은 6.5%로 떨어졌다. 지난해엔 연평균 6.7%의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을 기록했다. 코스타 총리는 "지난해 유럽 내 3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올해와 향후 몇년 간 EU평균 이상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코스타 총리는 방한 첫 날인 이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화 등을 방문했으며, 롯데·현대차그룹 등 한국 기업인들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12일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오찬을 겸한 면담을 할 예정이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도 예상된다.
포르투갈 현직 총리의 방한으로는 2000년 서울 아셈 정상회의(안토니우 구테흐스 당시 총리·전 유엔 사무총장) 이후 23년 만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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