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내친구 아베가 준 '금장 골프채' 반납했다"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2 07:43

수정 2023.04.12 07:43

재임시절 선물 신고 누락 논란일자 '반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자신과 가족들이 외국 정부로부터 받은 선물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자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로부터 받은 '금장 골프채'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수색 끝에 황금(페인트칠 된) 드라이버를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을 전하게 돼 기쁘다"며 "나의 친구이자 전 일본 총리 아베가 내게 준 그것은 플로리다 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다른 채들과 함께 라커에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베가 준 골프채를)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에 이 클럽을 받았다는 사실에 근거해 신고할 의무가 없다고 들었다"며 "그런데도 난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제출한다. 우리 회사는 연간 수천 개의 클럽을 구매한다"고 전했다.

앞서 미 하원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백악관에 있는 동안 외국 정부로부터 받은 총 30만 달러(약 4억원)의 상당의 가치를 지닌 100점 이상의 선물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보고서를 발표해 법규 위반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NARA에 따르면 외국 정상에게 선물을 주는 것은 미국 국민의 재산으로 대통령은 415달러(약 55만원) 미만의 외국 민간인으로부터 받은 일부 선물을 보유할 수 있으나 그 금액을 초과하는 선물은 보유할 경우 대통령의 세금에 신고해야 한다.

NARA는 선물 대부분을 회수했지만 이 골프채와 엘살바도르 대통령에게 받은 실물 크기 초상화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았다.

골프 라운드를 즐기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진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아베 전 총리가 현직시절 미국을 방문해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7000달러(약 925만원) 상당의 금장 혼마 골프채를 선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외국으로부터 받은 선물은 자신의 것이며, 연방 정부에 속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골프채를 반납하기로 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특검 수사와 무관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FBI가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저택을 압수수색한 결과 재임 기간 동안 보관된 기밀 자료를 발견했다. 대통령기록물법은 대통령직에서 퇴임 후 백악관을 떠난 뒤에는 대통령의 자료를 NARA에 넘겨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잭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건 반출 사건에 대해 조사 중에 있다.


기밀문건 반출로 또 다른 법적 처벌 가능성이 없지 않은 상황에서 재임 시 선물 문제로 인해 추가적인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골프채를 자진 반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3건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뉴욕 맨해튼지검으로부터 형사 기소된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전·현직 대통령 중 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에게 제기된 34개 중범죄에 대해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