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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감축 할당량 줄어든 전자업계 "한숨 돌렸다" 안도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2 18:09

수정 2023.04.12 18:09

정부, 현실 반영해 목표치 하향
삼성·SK하이닉스·LG이노텍 등
고효율 기술 개발·투자 시간 벌어
온실가스 감축 할당량 줄어든 전자업계 "한숨 돌렸다" 안도
정부가 당초 계획보다 산업계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을 완화하자 업종 특성상 탄소 배출량이 많았던 전자업계가 안도하고 있다. 탄소 감축을 위한 획기적인 신기술이 없는 상황에서 목표치를 맞추려면 투자나 제품 생산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확정된 현 정부 첫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인 '제1차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담긴 2018년 대비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산업부문 목표치는 기존 14.5%에서 11.4%로 하향됐다. 이에 산업계의 온실가스 배출 부담은 종전보다 800만t 낮아졌다. 기존 감축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위기감이 높았던 기업들로선 일단 시간을 벌게 됐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1957만t으로, 전년(1927만t) 대비 2.5% 증가했다.
이 기간 에너지 사용량은 27만 4298TJ에서 27만 7270TJ로 늘었다. SK하이닉스도 2022년 497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1년 새 13.3% 늘었다. 에너지 사용량은 8만 7063TJ에서 9만 8005TJ로 증가했다.

8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DB하이텍 역시 온실가스 사용량이 급증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배출한 온실가스는 33만t이다. 2021년 28만t 대비 18.4% 늘어난 규모다. 부품업체 LG이노텍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35만t으로, 2021년(29만t)보다 18.7% 늘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정보기술(IT) 호황기를 맞아 쇄도하는 주문량을 감당하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높인 영향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LG이노텍은 오는 2050년까지 사용 전력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 'RE100'에 가입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뛰어난 공정가스 처리 기술과 초절전 제품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국내외 사업장 내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높이고 있다. 2025년까지 반도체 사업장 폐기물 재활용률 99.5%를 달성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탄소관리위원회를 신설해 전사적인 탄소 감축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LG이노텍은 고효율 설비를 도입하고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재활용한다. 또 태양광 발전 설비를 늘려 재생에너지도 직접 생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업계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비투자에 잇따라 나서고 있는 가운데 탄소 배출량을 단기간에 줄이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ESG가 글로벌 경영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탄소 감축목표 달성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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