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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대신 요금인하 경쟁 심화… 금융권 알뜰폰 메기 맞나 [통신시장 격변의 시대 上]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2 18:10

수정 2023.04.12 21:08

금융위 리브엠 정식 사업 승인
금융·통신 결합 '락인 효과' 노려
시중은행 사업 진출 가속화
중소 알뜰폰 업체 실적악화 우려
혁신 대신 요금인하 경쟁 심화… 금융권 알뜰폰 메기 맞나 [통신시장 격변의 시대 上]

알뜰폰(MVNO) 사업이 금융권에 개방되면서 은행권의 알뜰폰 사업 진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알뜰폰의 은행 부수업무 지정을 계속 반대해온 중소알뜰폰 사업자들은 점유율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요금 중심이 아닌 혁신서비스 중심 경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알뜰폰 진출 본격화

1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리브엠에 대해 의결을 거쳐 정식 사업승인을 했다. 앞서 지난 4일 혁신금융심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알뜰폰을 은행 부수업무로 지정하기로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리브엠은 공식적으로 알뜰폰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금융권이 알뜰폰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정부의 공식 승인이 나면서 다른 은행들의 알뜰폰 사업 진출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이미 알뜰폰 제휴상품이 있고, 배달앱 '땡겨요'로 다른 업권에서 재미를 본 신한은행을 유력한 다음 알뜰폰 진출 사업자로 예상하고 있다. 이 외에 하나은행, 신협중앙회 등도 현재 알뜰폰 제휴상품을 판매 중이다. 금융사들이 알뜰폰 진출을 추진하는 이유는 금융·통신 결합상품을 내놓는 등 소비자 락인(lock-in)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입자 정보가 금융사들이 공들이고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모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중소알뜰폰, 고객이탈 우려

하지만 은행권의 알뜰폰 진출을 바라보는 기존 중소알뜰폰 사업자들은 가입자 감소 및 실적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자본력을 갖춘 금융사의 진출이 중소사업자들의 점유율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금융권의 알뜰폰 진출이 '금권 마케팅 경쟁'으로 번질 것으로 우려해 왔다. 막대한 자본력을 지닌 은행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평균 도매대가 미만의 싼 요금제, 무리한 마케팅 등으로 불공정 경쟁을 유발한다는 불만이다.

중소사업자들은 토스의 알뜰폰 진출은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토스모바일은 요금제를 평균 요금보다 비싸게 책정하는 대신 토스 관련 플랫폼과 연계하는 융합서비스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박원주 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까지 30%대에 머물렀던 알뜰폰 전체 매출 대비 대기업 계열사의 비중은 리브엠 출시 이듬해인 2020년부터 58%로 상승했다. 그만큼 중소사업자들의 매출이 줄었다는 의미다.


이에 금융위도 이번 승인 작업에 앞서 최저요금 하한선을 논의하는 등 중소알뜰폰 사업자와의 상생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 알뜰폰에 대한 점유율 제한은 별도로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자본을 앞세우지 않고 금융·통신 융합서비스에 더 집중한다면 불만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알뜰폰 업계도 전반적으로 요금 중심 경쟁에서 서비스 중심의 경쟁이 자리잡을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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