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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발 빼는 '글로벌 큰 손' 손정의·버핏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3 11:18

수정 2023.04.13 13:34

- 손정의, 알리바바 잔여 지분 정리 마무리 수순
- 워런 버핏, 비야디 주식 또다시 매각...보유율 절반 가까이 줄어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연합뉴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연합뉴스

【서울·베이징=송경재 기자, 정지우 특파원】글로벌 투자업계 큰 손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에서 투자 회수에 나섰다. 각각 알리바바와 비야디 주식에 대한 보유 비율을 줄였는데, 다른 투자 손실 자금 마련과 이익실현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알리바바 잔여 지분 털어낸 손정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이하 현지시간) 일본 소프트뱅크가 중국 인터넷 쇼핑 공룡 알리바바 잔여 지분을 거의 다 털어냈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 실적에 상당한 공이 있었던 알리바바에서 손을 떼고 있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창업자 손정의 회장의 주도로 올들어 알리바바 주식 약 72억달러어치를 매각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290억달러어치를 팔아 치운 바 있다.


이번 매각은 사전 계약을 통해 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도하는 이른바 '포워드 세일(forward sales)' 방식으로 이뤄졌다. 포워드 세일 뒤 소프트뱅크의 알리바바 지분율은 3.8%로 낮아졌다. 소프트뱅크는 시가총액 2620억달러짜리 알리바바 지분율이 한때 34%에 이르기도 했다.

FT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포워드 세일 계약에 따라 뒤에 이 지분을 다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지만 이전 합의로 이 권리를 포기했다.

소프트뱅크의 알리바바 지분 매각은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주식시장 상장을 앞두고 이뤄졌다. ARM 상장에 앞서 이전 투자 실패와 이에 따른 손실을 메우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알리바바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한때 알리바바 지분으로 막대한 평가 차익을 얻었지만 최근에는 재미를 못 봤다. 알리바바 주가는 6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손 회장은 20여년 전 2000만달러에 알리바바 지분을 사들인 바 있다. 비록 주가가 급락했다지만 엄청난 차익을 남겼다.

한편 소프트뱅크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걸을지는 불분명하다. 경기둔화를 앞두고 시장 여건이 불확실해 모험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판단이 있는가 하면 이런 때야말로 투자 적기라는 지적도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는 "소프트뱅크 내부에서 현재 논란이 분분하다"면서 "좀 더 수세적으로 임해야 하는지…아니면 지금이 투자에 나설 적기인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10번째 비야디 주식 매각한 버핏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의 주식을 또다시 매각했다. 작년 8월 이후 10번째다. 이로써 보유 비율은 절반 가까이 줄게 됐다. '비야디와 결별' 수순으로 가는 양상이다.

13일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홍콩증권거래소는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 3월 31일 홍콩증시에 상장된 비야디 주식 248만주를 팔았다고 공시했다. 주당 평균 217.8홍콩달러로 버핏은 5억40000만홍콩달러(약 910억원)를 현금화했다. 버크셔가 보유한 비야디 주식 비율은 11.13%에서 10.9%로 떨어졌다.

버핏의 비야디 주식 매각은 지난해 8월 24일 133만1000주에 이어 열 번째다. 작년 11월에는 한 달 만에 1일, 8일, 17일 세 차례 내다 팔았다. 비야디 주식 보유율은 20.49%에서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내려왔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2008년 9월 비야디의 홍콩 증시 주식 2억2500만주를 주당 8홍콩달러에 사들여 14년간 보유하다가 작년에 처음 매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의 비야디 지분 매각 이유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비야디 주가가 크게 올랐고 버핏은 2007년에도 페트로차이나 주식을 3개월 동안 7차례에 걸쳐 정리한 사례를 근거로 이익실현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jjw@fnnews.com 정지우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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