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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스닥’ 내다보는 코스닥, 정작 상장사는 코스피 ‘이사 준비중’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3 18:32

수정 2023.04.13 18:32

SK오션플랜트 이전 상장 이어
비에이치·NICE평가정보도 준비
투자자 유입확대·공매도 감소 등
코스피 이전 상장 장점 더 많아
이전 상장 4년만에 최다 예상
코스닥지수가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코스닥기업들은 큰 집(코스피시장)으로 이사갈 준비에 한창이다.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글로벌 세그먼트'도 매력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해상풍력 자회사 SK오션플랜트는 오는 19일 코스피시장으로 옮긴다. 2008년 코스닥 입성 이후 15년 만의 이전상장이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전문 제조업체 비에이치와 신용정보 전문기업인 나이스(NICE)평가정보도 코스피시장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비에이치는 이달 3일 거래소에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고, NICE평가정보는 3월 주주총회에서 이전상장 안건을 통과시킨 후 본격적으로 이사 채비에 들어갔다.


이들 3곳이 모두 코스피시장에 입성할 경우 2019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이 옮겨가는 셈이다. 그해 포스코퓨처엠, 콘텐트리중앙, 더블유게임즈가 코스피시장로 이전상장했다. 2020년엔 한 곳도 자리를 옮기지 않았다. 2021년에는 엠씨넥스와 PI첨단소재 등 두 곳이, 지난해에는 LX세미콘이 각각 이사를 했다.

거래소가 코스닥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우량 기업들의 '코스피 바라기' 현상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출범한 '글로벌 세그먼트'가 대표적이다. 재무실적과 지배구조가 우수한 우량기업 51개를 추려낸 지수다. 해외 기업설명회(IR)를 비롯해 상장사가 부담해야 하는 부과금을 면제하고, 증자나 전환사채 등 신주를 발행할 때 내는 수수료를 없애는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코스피행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글로벌 지수의 체감 효과가 미미한 데다 코스피 이전상장의 이득이 크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말하는 이전상장의 이유는 기관·외국인 투자자 유입, 기업이미지 제고와 공매도 부담 감소 등이다. 특히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될 경우 패시브 자금이 유입돼 기관과 외국인의 지분 확대를 이끌어낼 수 있다.

비에이치는 글로벌 지수 편입 이후 오히려 외국인 지분율이 21.96%(2022년 11월 18일)에서 10.45%로 반토막이 났다. NICE평가정보는 37.40%에서 35.38%로 소폭 축소됐다. 외국인 등 투자자 유입을 기대했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지수를 활용한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 상품이 나오지 않은 만큼 섣부른 판단이라는 견해도 있다.
거래소는 올해 상반기 상품용 글로벌 지수를 개발할 계획이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전상장을 꾀하는 기업들은 코스피200지수 편입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 상품을 기다리기보다 빨리 더 큰 시장으로 가겠다는 의욕이 앞선다"며 "아직 글로벌 지수의 혜택을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평가하기엔 이르다"고 짚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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