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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소비자들, 지갑 닫는다…3월 소매매출 1% 감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5 04:19

수정 2023.04.15 04:19

[파이낸셜뉴스]
미국 소비자들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여파로 두 달 내리 씀씀이를 줄인 것으로 14일(현지시간) 확인됐다. 지난달 20일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 쇼핑몰에서 한 소비자가 쇼핑백을 든 채 스마트폰을 보며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
미국 소비자들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여파로 두 달 내리 씀씀이를 줄인 것으로 14일(현지시간) 확인됐다. 지난달 20일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 쇼핑몰에서 한 소비자가 쇼핑백을 든 채 스마트폰을 보며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


미국 소비자들이 고물가와 고금리, 경기침체 우려 속에 지갑을 닫고 있는 것으로 14일(이하 현지시간) 확인됐다.

소매매출이 두 달 내리 하락했다.


미 경제활동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 둔화 조짐이 경기침체 우려로 이어지면서 뉴욕증시는 이날 하락세로 돌아섰다.

소매매출, 1% 감소


미 상무부가 이날 공개한 3월 소매매출은 전월비 1% 감소했다.

소비자들이 자동차, 가구, 가전제품 등 주로 할부로 구입하는 덩치 큰 내구재들을 덜 샀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계속되는 금리인상 속에 할부금리가 높아지면서 부담이 커진 탓에 내구재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

소비자들의 휘발유 소비도 줄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레저 여행이 줄어들었음을 시사한다.

미 경기둔화


소매매출 감소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통해 의도했던 경기둔화세가 드디어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준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완화하려면 경제 활동이 약화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12일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3일에 공개된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모두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음을 가리켰다.

미 경기둔화 조짐은 소비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이날 연준이 발표한 미 3월 산업생산 역시 전월비 0.5% 감소했다. 제조업생산도 금리에 민감히 반응하는 분야다.

고용 역시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동 초과수요로 임금 인상 압박이 높아지고, 이것이 결국 물가를 끌어올린다고 연준이 우려해왔지만 이제 한 시름 덜었다. 노동부가 7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은 신규고용이 대폭 감소하면서 노동시장 과열이 진정되고 있음을 가리켰다.

연준이 바라던 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뱅크오브뉴욕(BNY)멜론 투자운용 이코노미스트 소니아 메스킨은 소매매출 감소가 바로 연준이 원하던 형태의 둔화라면서 소비자들은 그동안 연준의 금리인상 속에서도 놀라우리 만치 강한 내성을 보여줬지만 결국 두 손을 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아직 연준은 금리인상 페달을 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여전히 물가 수준이 높다고 판단해 다음달 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p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연설에서 미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탄탄한 소비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지속했다면서 “이는 팍팍한 통화정책, 신용여건이 총수요를 억제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이어 최근 은행위기로 대출이 급격히 줄어들지 않은 반면 강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못박았다.


실시간으로 미 경제흐름을 추적하는 애틀랜타연방은행의 GDP추산에 따르면 미 1·4분기 GDP는 전년동기비 2.2% 성장해 지난해 4·4분기 성장세보다 성장률이 소폭 둔화하는데 그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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