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손흥민이 어디서 공을 찾는지 아는가” … 콘테 감독이 나가니 손흥민이 폭발했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6 14:25

수정 2023.04.16 14:43

손흥민 올 시즌 첫 2경기 연속 골
공개적으로 전술 및 위치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손흥민
콘테 감독이 나간 후 바뀐 전술에 금새 적응하며 2경기 연속 골로 보답
탑의 위치에서 전방위적인 슈팅.... 손흥민 작년의 위용 되찾을까
손흥민이 올 시즌 첫 2경기 연속 골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손흥민이 올 시즌 첫 2경기 연속 골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손흥민이 어디에서 공을 찾는지 아는가”

손흥민의 절친으로 유명한 히샬리 송(토트넘)의 말이다. 그만큼 손흥민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고 손흥민이 맞지 않는 전술 속에서 고분분투 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최근 자신을 향한 전술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한 인터뷰에서 "내가 그 위치에 있다면 득점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난 시즌 이 위치에서 많은 골을 넣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힘든 상황 속에서 많은 비판을 감내하며 경기를 했다는 의미다.


손흥민이 2경기 연속 골 사냥에 성공했다. 문제는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의 전술이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손흥민은 15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EPL 31라운드 본머스와 홈 경기에서 전반 14분 선제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앞서 30라운드 브라이턴과 경기에서도 득점하며 개인 통산 EPL 100호 골을 넣은 바 있다. 올 시즌 처음으로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리그뿐 아니라 전체 공식전 일정표를 놓고 봐도 손흥민이 2경기 연속으로 득점한 것은 처음이다.

작년 시즌 득점왕이었으나 이번시즌 전성기가 끝났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던 손흥민.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연합뉴스)
작년 시즌 득점왕이었으나 이번시즌 전성기가 끝났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던 손흥민.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연합뉴스)


22골을 넣고 공동 득점왕에 오른 지난 시즌보다 올 시즌 초반 손흥민의 움직임은 다소 둔해 보였다. 이제 손흥민의 전성기는 끝났다는 혹평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첫 번째 이유는 11월 1일 마르세유(프랑스)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에서 안와골절 부상이다. 완전치 않은 몸 상태로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나서 한국의 16강 진출에 앞장서느라 손흥민에게는 좀처럼 회복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이번 시즌 콘테 감독이 펼친 전술에서 손흥민의 재능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손흥민의 장기는 위험지역에서 좌우를 가리지 않고 날리는 슈팅이다. 그런데 올 시즌 중반까지 손흥민은 지나치게 수비 가담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때로는 중앙 미드필더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손흥민이 불협화음에 휩싸였던 이반 페리시치와 함께 웃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손흥민이 불협화음에 휩싸였던 이반 페리시치와 함께 웃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오히려 콘테 감독이 영입한 왼쪽 윙백 이번 페리시치가 손흥민보다 앞에서 공격수에 가까운 동선을 따라 움직이곤 했다. 그러다보니 동선이 겹치고 손흥민과 페리시치 사이에 불협화음이 터져나왔다.

두명이 함께 경기에 나서는 날이면 두 명 모두 침묵하는 일이 잦았다. 그런 동선을 정리해준 것이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대행이다.

손흥민의 득점포가 뜨거워지자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본머스전을 앞두고 본격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본머스전에서 손흥민은 평소처럼 왼쪽 공격수로 배치됐다. 그러나 콘테 체제에서와는 크게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사실상 케인과 투톱처럼 뛰었다. 초반부터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이던 손흥민은 역습 상황에서 페리시치가 왼쪽을 돌파하고서 넘긴 컷백을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고, 그 슈팅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페리시치는 도움을 기록했고, 손흥민은 골을 기록한 것이다.

손흥민이 슈팅을 날릴 수 있는 위치를 만들어주면 손흥민은 득점한다. 그것을 2경기 연속 골로 증명했다 (연합뉴스)
손흥민이 슈팅을 날릴 수 있는 위치를 만들어주면 손흥민은 득점한다. 그것을 2경기 연속 골로 증명했다 (연합뉴스)


정답은 단순 명료했다. 손흥민과 케인의 공격력을 극대화 하는 것. 탑의 위치에서 손흥민이 슈팅을 날릴 수 있도록 풀어주는 것이 정답이었던 셈이다.

그것이 케인과 손흥민, 그리고 페리시치를 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보여주고 있다.


토트넘은 현재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승점 3 뒤진 5위(승점 53)다. UCL에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4위안에 들어야 한다.
손흥민의 날카로운 발끝이 다시 EPL 무대를 겨냥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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