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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원 수주 쓸어담는다'..K-방산 대표 기업의 야심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8 05:00

수정 2023.04.18 05:00

연내 장갑차 '레드백' 자주포 K9 수출 기대
호주 장갑차 교체, 폴란드 2차 실행계약 등
루마니아 국방부도 K9 자주포 도입 검토
한화에어로, 추가 수주 땐 수조원대 예상
"2030년 매출 40조, 영업이익 5조원 목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한화디펜스)가 지난해 10월 경남 창원시 성산구 사업장에서 K9 자주포 폴란드 수출 출고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한화디펜스)가 지난해 10월 경남 창원시 성산구 사업장에서 K9 자주포 폴란드 수출 출고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K-방산의 질주가 올해도 이어질 지 주목된다. 선두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호주·폴란드·루마니아 등에서 수조원 규모의 추가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한화디펜스 합병에 이어 이달 초 한화방산과 통합, 항공·우주·방산 사업 통합사로 출범했다.

폴란드 K9자주포 2차 수출계약 연내 유력
1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폴란드의 K9 자주포 2차 계약, 호주의 장갑차 교체사업 참여 등 주요 사업 수주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총 3조2000억원 상당의 K9 자주포 672문, 155미리 탄약류 등 무기 수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토대로 수출 대상 장비의 수량과 금액, 납품 시기 등을 확정하는 1차 실행계획을 했다. 오는 2026년까지 K9 자주포 212문을 순차 납품하는 게 골자다.

K9은 155mm 52구경장(포신길이 약 8m) 자주포다. 독일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개발됐다. 사거리는 40km, 자동 사격통제체계가 탑재돼 있어 사격 명령 접수 30초 이내 초탄 발사가 가능하다.

자주포와 함께 다연장로켓(MLRS) 천무 288문도 폴란드에 수출한다. 천무 발사대, 유도탄, 장사거리탄 등을 공급하는 5조원 규모의 1차 실행계획을 지난해 10월 폴란드와 체결했다. 이에 대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유럽지역에 처음으로 천무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했다.

관심사는 폴란드와 K9자주포와 천무 등 무기 수출 2차 실행 계약 체결이다. 수출 규모는 1차 물량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 수출을 계기로 루마니아도 K9 구매를 추진 중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루마니아 국방부가 K9 자주포 구매 승인을 의회에 요청했다. 앞서 지난 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 국영방산업체 롬암(ROMARM)과 무기체계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폴란드와 쌓은 신뢰를 기반으로 루마니아는 물론 유럽 각지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다연장로켓 천무.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다연장로켓 천무.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최근엔 사우디아라비아 군이 천무를 실전 배치한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양 측의 공식 발표는 없었으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우디 국방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8억달러 규모의 천무 체계 도입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갑차 '레드백' 호주 우선사업자 선정도 관심
장갑차 '레드백(Redback)'의 호주 수출도 초미의 관심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현재 독일 라인메탈사의 링스(Lynx)와 경쟁 중인데, 호주 당국은 올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고 했다. 또 "호주 사업 이외에도 유럽, 미국 등에도 수출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레드백은 지난 2019년 호주 궤도형 장갑차 도입사업(LAND 500)의 최종 2개 후보 장비로 선정된 바 있다. 호주 시험평가에서 성능, 방호능력, 화력, 정비, 수송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레드백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스라엘과 호주, 캐나다 등 글로벌 방산기업들과 개발한 5세대 보병전투장갑차(IFV)다. 이름은 호주에서 서식하는 붉은등 독거미에서 따왔다.

레드백은 암 내장식 유기압 현수장치를 탑재, 주행성능과 기동성이 뛰어나다. 적군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감지, 무력화하는 능동방어체계(아이언피스트 iron fist)도 갖췄다. 향후 대전차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포탑도 장착된다.

한화에어로 '방산이 끌고 우주·항공이 밀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수익의 50% 이상은 방산 부문에서 나온다. 이익 비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화방산과 통합 전이던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매출 6조5936억원, 영업이익 3753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01년 터키를 시작으로 현재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이집트까지 8개국과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자주포 시장에선 전세계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수출 물량이 원활하게 인도되면 자주포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70%에 육박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3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방산부문 완전 통합사의 출범 기념 뉴비전 타운홀 행사를 개최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 다섯번째),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왼쪽 네번째) 및 임직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3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방산부문 완전 통합사의 출범 기념 뉴비전 타운홀 행사를 개최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 다섯번째),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왼쪽 네번째) 및 임직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달 초 육·해·공·우주 분야의 통합회사로 새롭게 출발했다. 특히 방산 부문은 즉각적인 통합 시너지가 기대된다.
△K9 자주포, 5세대 전투장갑차 레드백, 원격사격통제체계, 잠수함용 리튬전지체계 기술 등을 갖춘 한화디펜스 △항법장치·탄약·레이저 대공무기 기술을 갖고 있는 한화방산과 합쳐졌다는 점에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우주 △뉴모빌리티를 3대 사업 축으로 오는 2030년 매출 4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이 목표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은 "안보·경제를 책임지는 지속가능한 초일류 혁신 기업을 만들겠다"며 대규모 투자를 시사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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