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초인종 눌렀을뿐인데.. 美 흑인소년, 백인 집주인에 총 맞았다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8 07:10

수정 2023.04.18 07:10

미국에서 초인종을 잘못 눌렀다가 집주인에게 총을 맞은 랠프 얄(16)/사진=연합뉴스
미국에서 초인종을 잘못 눌렀다가 집주인에게 총을 맞은 랠프 얄(16)/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한 10대 소년이 초인종을 잘못 눌렀다가 집주인에게 총을 맞아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총격 사건에 '인종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은 인정했다.

17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경찰은 지난 13일 오후 캔자스시티의 한 주택에서 총격이 벌어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은 집 앞에서 총에 맞아 쓰러져 있는 흑인 소년 랠프 얄(16)을 발견했다. 당시 얄은 집주인이 쏜 총 2발에 맞아 머리와 팔을 다쳤으나 병원에서 치료받고 회복 중이며 현재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얄은 사건 당일 주소가 '115번 테라스'인 집에서 형제를 데려오라는 부모의 심부름으로 이 동네를 찾았다가 주소를 잘못 보고 '115번 스트리트'에 있는 집의 초인종을 누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얄에게 총을 쏜 집주인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사건 직후 경찰에 체포돼 24시간 동안 구금됐다가 주법에 따른 기소 전 구금 가능 시간이 지나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얄의 가족이 선임한 변호사들은 성명에서 "(얄이) 백인 남성 가해자의 총에 맞았다"며 "카운티 검사와 법 집행기관의 신속한 조사와 체포, 기소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격 사건이 인종과 관련한 동기로 발생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현재 우리가 지닌 정보로는 인종적인 동기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이 사건에 인종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캔자스시티에서 랠프 얄(16)이 총에 맞은 사건에 항의하는 주민들/사진=연합뉴스
캔자스시티에서 랠프 얄(16)이 총에 맞은 사건에 항의하는 주민들/사진=연합뉴스

한편 전날 지역 주민 수백 명은 사건이 발생한 집 앞에 몰려와 지난 2020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서 자주 쓰이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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