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청소년 1000명이 도심에서 난동...美 시카고서 벌어진 일

박상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8 09:49

수정 2023.04.18 09:49

시카고 도심에 몰려나온 10대 청소년과 대응에 나선 경찰 [시카고 NBC방송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시카고 도심에 몰려나온 10대 청소년과 대응에 나선 경찰 [시카고 NBC방송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파이낸셜뉴스]
미국 주요 대도시 중 하나인 시카고 도심 한 가운데에서 10대 청소년 1000여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자동차 유리를 깨고 불을 지르는 등 난동을 부리는 일이 발생했다.

17일(현지시간) 시카고 지역 언론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밤부터 16일 새벽 사이 시카고 도심 공원에 위치한 밀레니엄파크 앞 대로 미시간 애비뉴에 10대 청소년 최대 1000명이 난입했다.

이들은 떼 지어 다니며 자동차 유리를 깨고 불을 질렀으며, 운행 중인 버스·승용차 위에 올라가 춤을 추는 등 큰 혼란을 일으켰다.

한쪽에서는 총격이 발생해 10대 2명(16세·17세)이 팔·다리에 각각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한 목격자는 “총기 소지자도 눈에 띄었다”며 “무리가 패로 갈려 싸우고 서로 뒤쫓으며 위협을 가했다”고 전했다.

다른 목격자는 “청소년들이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크게 틀고 도로 위를 무질서하게 오가며 통행을 막았다”면서 “대규모 경찰이 배치됐지만 절대적인 수적 열세였다”고 전했다.


시카고 번화가에서 운행 중인 차량에 올라간 10대들 [시카고ABC방송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시카고 번화가에서 운행 중인 차량에 올라간 10대들 [시카고ABC방송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일반 시민들이 난동을 부리는 청소년들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목격자는 “10대 폭도들이 자동차 앞 유리를 깨고 보조석에 앉아 있던 남편을 폭행했다”며 “남편은 인근 노스웨스턴대학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경찰 순찰차도 이들의 공격 대상이 됐으나 다친 경찰관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난동으로 총 15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된 15명 대부분에게 무모한 행위 혐의가 적용됐고 1명은 총기 소지, 2명은 절도 차량 소지 혐의를 받고 있다.

시카고 NBC방송에 따르면 이날 난동은 소셜미디어(SNS)에서 계획된 ‘틴 테이크오버'(Teen Takeover of the city·10대들의 도시 장악)’ 이벤트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NBC방송은 “앞서 ‘15일 밤 밀레니엄파크에 모이자’는 메시지가 돌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날 사건을 두고 미 공화당 일각에서는 “민주당 정치인들의 위선과 무능이 시카고시의 ‘치안 부재’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로리 라이트풋(60·민주) 시카고 시장은 17일 성명을 통해 “공공장소가 범죄 행위의 플랫폼이 되는 것을 결코 허용할 수 없다”며 “여름이 오고 10대들의 활동이 더 늘기 전에 경찰이 필요한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전했다.


브랜든 존슨(47·민주) 차기 시장 당선자는 “지난 주말 우리가 목격한 파괴적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기회에 굶주린 지역사회 청소년들을 악마화하는 것은 건설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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