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실(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취재진에게 "브라질은 전혀 사실을 보지 않고 러시아와 중국의 선전을 앵무새처럼 따라 말하고 있다(parroting)"고 밝혔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지난 15일 귀국길에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조장을 중단하고 평화 대화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며 "유럽연합(EU)은 평화에 대해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룰라 대통령의 발언이 "심각한 문제"라며 "미국은 전쟁을 끝내기를 원하는 어떤 나라에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분명히 전쟁이 끝나기를 원한다"며 "만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군대를 철수하면 그것(종전)은 오늘 당장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위한) 양보(peace concession)로서 크림반도(크름반도) 공식 할양을 고려해야 한다'는 브라질 대통령의 가장 최근 발언은 잘못됐다"며 "특히 (유엔에서)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 원칙을 지지하기로 투표한 브라질과 같은 국가라면 그러하다"고 했다.
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상황의 발생 원인을 명확하게 이해해 준 브라질 친구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개전 이래 브라질은 서방 국가들과 함께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있지 않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 공급 요청도 거부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비동맹 평화 중재자'를 자처하며 서방과 러시아 간 평화 회담을 이끌고자 한다.
마우로 비에이라 브라질 외무장관은 이날 중남미 순방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마치고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을 위해 여러 국가로 구성된 중재단을 구성하겠다는 브라질 의도를 재차 강조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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