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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발상의 전환이 규제개선의 첫걸음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23 18:45

수정 2023.04.23 18:45

[차관칼럼] 발상의 전환이 규제개선의 첫걸음
과거에는 할 수 없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 가능하게 되는 것을 보고 '세상 좋아졌네'라는 말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세상은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 변화는 현재의 상황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다르게 보는 시각과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는 고민에서 시작된다.

제도도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개선돼야 한다. 새 정부의 핵심정책 중 하나인 규제개선 역시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에 따라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개선해 민간 자율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상황을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선을 이루는 시작이다.


산림청을 떠난 지 5년이 지난 2022년 5월, 산림청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산림청을 떠나 있던 5년 동안 공무원의 시야에서 벗어나 산림정책을 바라보니 비로소 현직에 있을 때 보이지 않던 개선점이 보였다. 그래서 산림청장 임무를 시작하면서 산지 이용체계를 합리적으로 정비하고 임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았다.

국토의 63%가 산림으로 구성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2021년 기준 임가의 연간소득은 3800만원으로, 농가소득의 80%, 어가소득의 73%에 불과해 열악한 상황이다. 과감한 규제개선으로 임가와 산림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변화가 절실하다.

변화를 위한 시작으로 임업과 산림산업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작년 6월 임업인, 산업계, 학계, 환경분야 등 민관이 하나 되어 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작년에 15회에 걸친 간담회를 통해 임업인, 산림산업계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8차례의 TF회의를 거쳐 227건의 건의과제를 발굴했으며, 올해 3월 말 현재 96건(42%)을 개선 완료하고 나머지도 연내 개선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일례로 임업인의 소득지원을 위해 산양삼 재배 목적의 국유림 사용허가기간 20년 제한을 삭제한 것이나, 산림산업 활성화를 위해 목재생산업 등록기준과 제재목 중 일반용재 등급 검사방법을 완화한 것 등이 규제개선의 주요 사례라 하겠다. 아울러 산림분야와 연계된 타 부처 소관 법령 등에 대해 부처 협의을 통해 숲속야영장 등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기준 개선, 목재펠릿 부가가치세 면제 일몰 연장 등의 성과도 거뒀다.

올해도 산지이용 합리화, 산림산업 활성화, 임업경영 여건 개선, 행정절차 간소화 등 4대 과제를 중심으로 불편 규제를 발굴해 개선할 계획이다. 이미 1분기 동안 8차례의 간담회를 하고 217개 협회·단체의 건의사항을 일제 조사했다. 이를 바탕으로 입목벌채 신고기간 연장절차 개선, 임업직불금 지급대상 자격요건 완화 등 68건의 과제를 발굴해 개선 중이다.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공무원의 눈높이가 아닌, 정책 고객인 국민의 눈높이에서 문제점을 인식하는 접근방식과 속도감 있는 규제개선 성과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도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현장의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청취하고, 산림의 경제·사회·환경적 가치가 증진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남성현 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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