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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금 사재기한다"..금값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

임우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25 08:51

수정 2023.04.25 08:51

세계 중앙은행, 올해도 금 지속적 매입
월가에선 "역대 최고 다시 찍는다" 전망
서울시내 금은방에 금 제품이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시내 금은방에 금 제품이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올해도 안전자산인 금을 지속적으로 매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미·중 갈등이 지속되면서 금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중 갈등.. 안전자산 선호 지속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금협회(WGC)의 자료를 인용해 83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한 'HSBC 외환보유액 관리 동향' 여론조사에서 올해 금 보유량이 증가할 것으로 본 응답자가 3분의 2 이상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WGC는 이미 지난해부터 금 매입이 활발했으며, 세계 중앙은행들이 지난해 사들인 금의 양은 전년 대비 152% 증가한 1136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금 수요에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사례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이 꼽혔다. HSBC와 센트럴뱅킹퍼블리케이션의 중앙은행 자금운용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대부분이 지정학적 위험을 인플레이션 다음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또 응답자 중 40% 이상이 지정학적 위험을 가장 우려스러운 요인으로 지목했다.

중국 인민은행 사상 첫 2000t 돌파.. 터키·중동도 사재기

비서구권 국가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량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금 보유량은 지난해 말에 사상 처음으로 2000톤을 넘겼다. 터키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지난해 1년 만에 148톤 증가한 542톤에 달했다. 중동과 중앙아시아 국가들 역시 지난해 금을 적극적으로 구매한 바 있다.

WGC 수석 시장 전략가 존 리드는 서방의 대러 제재로 인해 비서구권 국가들이 금을 어디에 보유해야 할지 재고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보유한 금은 모두 국내에 비축돼 있어 서방의 금융 제재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이 금 매입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사례로 인해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이 제재 회피에 유용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6개월간 금을 가장 많이 매입한 중앙은행 상위 10개국 중 9곳이 러시아, 인도, 중국 등 개발도상국이자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국가들이었다고 FT는 보도했다. 이에 따라 금 선물 가격은 최근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상태다. 이달 13일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2055.3달러(약 274만원)까지 올랐다. 다만 21일에는 1990.5달러(약 265만원·6월물 기준)에 마감했다.

월가 "4분기 금값 2300달러 돌파"

월스트리트에서는 금값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곧 종료될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되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씨티그룹은 금값이 트로이온스당 2300달러(약 306만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4분기 금값이 2200달러(약 293만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까지 역대 최고치는 2020년 8월 기록한 2069달러(약 276만원)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의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중앙은행 준비금 중 절반 이상인 58%가 미국 달러로 이루어져 있으며, 유로화는 20%를 조금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는 전체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늘리는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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