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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꼬리가 스테미너에 좋다던데…" 실제 효과는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27 10:20

수정 2023.04.27 10:20

- 장어 꼬리가 몸에 좋다는 말은 속설에 불과..부위에 상관없이 스테미너 향상에 도움
- 기름기 많아 과도한 섭취는 금물, 위장 약할 경우 설사·소화불량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 굽는 대신 쪄서 즐기면 좋아..부추나 생강 곁들여 소화 작용 촉진하는 것도 방법
평촌자생한의원 박경수 대표원장. 평촌자생한의원 제공
평촌자생한의원 박경수 대표원장. 평촌자생한의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물 없이도 만리를 간다는 힘 좋은 물고기인 장어는 기력 회복과 함께 입맛을 돋우는 보양식이자 스테미너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구이를 포함해 튀김, 탕 등으로 즐기며 최근에는 일본식 장어 덮밥인 하츠마 부시도 외식 업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장어는 예로부터 스테미너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중에서도 꼬리의 인기가 대단하다. 꼬리의 힘찬 기운이 정력과 건강의 대명사로 통하는 데다가 마리 당 부위가 크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박경수 평촌자생한의원 대표원장은 '장어 꼬리'가 몸에 좋다는 말은 속설이라면서 장어는 부위에 상관없이 스테미너 향상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라고 27일 전했다. 보양식의 황제라 불리는 장어는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 A·B 등이 풍부한데 이 외에 아연, 셀레늄과 같은 면역 증강 성분도 함유하고 있어 상처 회복에 도움을 준다.
한의학에서도 ‘면역기능 강화를 통해 결핵과 같은 만성적인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동의보감 탕액편에 언급될 정도다.

실제로는 부위에 상관없이 장어 자체로 스테미너 향상에 도움이 된다.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높을 뿐만 아니라 지방이 DHA, EPA 등 불포화 지방산으로 이뤄져 있어 기력회복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통 약재서적 중 하나인 향약집성방에 따르면 ‘장어는 피로를 풀고 부족함을 보한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박경수 대표원장은 “장어 요리를 즐길 때 일행이 장어 꼬리를 먹고자 한다면 시원하게 양보하고 큰 살코기를 취하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라며 “장어는 말 그대로 버릴 것이 없는 생선으로 구이와 곁들여 나오는 장어 뼈 튀김도 칼슘과 철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장어는 면역력을 높이고 기력 회복을 촉진해 봄철 건강 식품으로 손색없는 식재료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음식도 과유불급인 것처럼 과도하게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것은 금물이다. 장어는 기름기가 많아 장이 예민한 사람의 경우 복통을 비롯해 설사,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증상이 우려된다면 장어를 굽는 대신 쪄서 섭취하는 것을 권하며 이는 구울 때 껍질이 타면서 발생하는 발암물질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부추나 생강 등 채소를 함께 섭취해 소화 작용을 촉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부추에 풍부하게 함유된 알리신 성분은 위액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소화능력을 높인다. 장어와 곁들여 먹기 좋은 생강도 매운맛을 내는 진저롤 성분이 위장 내벽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박 원장은 “장어는 대표적인 보양식 중 하나인 만큼 건강에 유익할 것이란 생각에 과식하기 쉬운 음식”이라며 “적절한 양을 즐겨 장어(長魚)라는 이름처럼 건강한 삶을 길게 누려보도록 하자”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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