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美파월도 낚였다.."젤렌스키입니다" 장난전화에 진지하게 경제전망

임우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28 07:58

수정 2023.04.28 07:58

러시아 코미디언들 장난전화 영상 공개
연준 "민감한 기밀 정보는 논의 안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연합뉴스(로이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연합뉴스(로이터)

[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사칭한 러시아 코미디언들의 전화를 받아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전화 통화에서 민감한 정보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국영 방송은 블라디미르 쿠즈네초프와 알렉세이 스톨랴로프라는 러시아 코미디언과 파월 의장의 통화 발췌본을 공개했다.

두 코미디언은 각종 유력 인사를 사칭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코미디언 '듀오'다. 이들은 지난달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의 통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번 공개된 영상에서 파월 의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사칭한 이들이 미국의 통화 정책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관한 질문에 대해 정중하게 답변했다.


통화에서 파월 의장은 최근 1년 동안 미국이 취한 금리 인상이 경기둔화나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통화 내용이 그동안 공개된 발언과 큰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또한, 파월 의장은 통화에서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장을 '매우 유능하고 성공적인 테크노크라트'로 평가했다.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않도록 노력했다는 것이다.


Fed 대변인은 이번 영상 공개에 대해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1월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사칭한 사람과 통화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인들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는 친근한 대화였을 뿐"이라며 "민감하거나 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러시아 국영 방송이 공개한 영상 일부가 편집된 것으로 보인다며 자세한 내용은 법 집행 당국에 문의하라고만 밝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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