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일본여행 가는데 어느새 1000원 된 100엔, 우에다 결정에 오르고 내린다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30 15:44

수정 2023.04.30 15:44

【도쿄=김경민 특파원】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본격화되고 국경 대책이 모두 풀린 가운데 해외 여행지로 일본이 각광을 받고 있다. 거리상 가깝고 여행 인프라가 우수한 일본은 100엔 환율이 900원 초중반대까지 내려오고 물가 변동도 거의 없어 비교적 '값 싼 여행지'가 된 덕분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사정이 조금씩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일본은행(BOJ) 총재가 취임하면서 지난 10년간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전 일본총리의 경제정책)로 대변된 '돈풀기' 정책이 막을 내릴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4월 30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엔 환율은 지난 4월 27일 기준 100엔당 1004원을 돌파했다. 이는 최근 1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28일 엔화 가치는 BOJ의 정책 유지 결정을 반영하며 하락했다. 같은 날 오전 1000원선에 머물던 원엔 환율은 BOJ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유지 결정이 발표된 직후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983원대로 마감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엔화 가치가 앞으로 더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BOJ 대규모 금융완화 유지 결정으로 조정을 받았지만, 시장에선 "때에 맞춰 필요한 정책 변경에는 나설 것"이라는 우에다 가즈오 BOJ 신임 총재의 피벗(통화정책 방향전환) 가능성 발언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신문은 "우에다 총재가 현재의 고물가 기조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고 판단할 경우 더 빨리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라고 의미를 분석했다.

특히 BOJ가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방향 제시)를 수정해 정책 전환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BOJ는 이번 회의에서 포워드 가이던스의 '장단기 금리를 현재 또는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BOJ가 기존의 대규모 돈풀기 정책을 멈추는 정책 전환을 실행할 경우 엔화 가치는 상승할 유인이 생긴다. 환전을 해야 하는 외국인 여행객 입장에서는 일본 여행이 더 비싸지는 셈이다.

아울러 저렴했던 일본 물가가 지난해부터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도 방일객에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4월 도쿄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5% 상승해 3월, 시장예상치인 3.3%를 웃돌았다. 에너지, 신선식품을 제외한 도쿄의 4월 CPI는 3.8%를 기록, 시장 예상치인 3.5%를 상회하면서 1982년 이후 4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올 1·4분기 일본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 중 한국인이 가장 많았다. 방일 외국인(479만명) 가운데 한국인은 160만명(33.4%)에 달했다.
국적별 총지출액도 1990억엔(약 2조원)으로 한국이 가장 많았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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