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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TSMC '3나노 이하 파운드리 수주전' 정면 승부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30 18:05

수정 2023.04.30 18:05

TSMC, 북미서 기술 심포지엄
차세대 선단공정 양산계획 공개
삼성 '비장의 무기' GAA앞세워
60~70%대 안정적 수율로 맹추격
삼성·TSMC '3나노 이하 파운드리 수주전' 정면 승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2위 TSMC와 삼성전자가 3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 전장에서 대형 고객사 수주 물량 확보를 두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TSMC가 응용처별로 세분화한 3나노 공정의 구체적인 양산 시기와 성능 등을 공개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제품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시제품(테스트칩)을 선보이는 등 고객사를 향한 구애를 보내고 있다.

4월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SMC가 최근 미국에서 주요 고객사 등을 대상으로 북미 지역 파운드리 기술 심포지엄을 열어 차세대 파운드리 선단공정 양산 로드맵을 공개했다. TSMC는 회사 전체 매출의 4분의 1 가량을 책임지는 최대 고객사 애플을 비롯해 AMD, 미디어텍, 엔비디아, 퀄컴 등 전세계 대형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를 3나노 공정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다.

TSMC는 3나노 1세대(N3) 공정보다 성능·전력·밀도를 높인 N3E를 당초 올해 하반기 양산할 예정이었으나, 내년으로 미뤘다. 이를 더 고도화한 N3P 및 고성능 컴퓨팅(HPC)용 N3X는 2025년, 자동차용 N3A는 2026년 양산에 각각 돌입한다.


삼성전자도 대형 고객사 확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세계 최초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방식의 3나노 공정을 양산한 기술력이 최대 무기다. 최근 3나노 시제품을 제작해 주요 팹리스에 보내는 등 성능 검증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가 확보한 수주 물량 상당수는 고성능·저전력 반도체가 필요한 모바일, HPC 업체들이 발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3나노 공정 수율(양품 비율)도 양산 초기와 비교해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늘리며 3나노 수율을 60~70%대 수준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7나노 이하 공정 양산 당시 초기 수율 개선에 어려움을 겪은 것과 달리 빠른 속도로 안정화에 성공하며 고객사의 신뢰도 제고가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의 극심한 실적 부진에도 차세대 공정을 로드맵대로 차질 없이 양산할 계획이다.
내년 중 3나노 2세대, 2025년 2나노 공정 양산이 핵심이다. TSMC도 2024년 하반기 3나노 2세대(N3E), 2025년 2나노(N2) 등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차기 공정 양산을 예고하며 수주 물량을 둘러싼 파운드리 업계 1·2위간 정면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 영향력이 막강한 TSMC가 기존 선단공정 수율 안정화 경험 등을 바탕으로 수주 경쟁에서 한 발 앞서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삼성전자가 첨단공정 수율을 크게 올린데다 성능·전력 소모·비용 등에서 우위를 보이는 GAA 방식을 TSMC보다 먼저 적용한 게 수주전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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