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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볼 맛 나네"...4월 농축산 물가 전월비 1.8% 하락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02 08:34

수정 2023.05.02 08:34

주요 농축산물 수급 동향 및 전망 발표 4월 농축산물 소비자물가 전월비 1.8%↓ 5월에도 수급 안정세 유지 전망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2023.4.4 jin90@yna.co.kr (끝)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2023.4.4 jin90@yna.co.kr (끝)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농축산물 소비자물가가 4월 들어 완만한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류 가격 급등으로 장보기가 두려워진 서민층은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 본격적으로 봄철에 접어든 5월에는 기온 상승과 더불어 새로 출하되는 봄철 작물이 공급되고, 가축 생산성도 회복되는 등 물가 안정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일 농축산물 소비자물가가 채소류 등 하락 영향으로 4월에 전월 대비 1.8% 하락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3.7% 각각 상승하며 상승폭을 크게 줄였고, 농축산물도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에 그쳤다.

농산물은 겨울 한파 및 일조 부족 등으로 급등했던 채소류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며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공급여건이 차츰 개선되며 5월 이후로도 안정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낮은 가격이 지속되고 있는 배추는 지난해 증가한 생산량의 영향으로 큰 가격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겨울배추는 지난해 전년 대비 12.8%, 평년 대비 4.4% 많은 작황을 기록했다. 5~6월 출하되는 봄배추 재배면적도 전년 대비 0.3%, 평년대비 13.7% 증가한 상황으로,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변수는 저장배추 품위 저하와 기상악화 가능성이다. 농식품부는 5월에 수급이 불안정해질 경우, 비축 물량(8만2000t)을 방출할 예정이며, 6월 중 봄배추 8000t을 추가 비축해 여름철을 대비하고 있다.

한파 피해로 겨울무 생산량이 전년 대비 22% 감소하며, 무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봄무가 본격 출하되는 6월 이후 가격이 안정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비축 물량(5만8000t)을 도매시장에 방출하고, 소비자가격 인하를 위해 농협을 통해서도 비축물량 일부를 직공급하고 있다. 원물 수급 부담 완화 차원에서는 6월 말까지 수입무 전량에 할당관세(관세율 30% → 0%)를 적용할 계획이다. 추가로 봄배추 재배 확대(제주, 92ha) 및 비축을 통해 여름철 수급에도 대비하고 있다.

조생양파가 본격 출하되며 양파 도매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4월 중순 kg 당 1376원까지 치솟았던 도매가는 하순에 828원까지 내려앉았다. 향후 기상여건 등에 따라 중만생종 생산량이 감소할 경우에는 저율관세할당(TRQ, 5월 중 2만t 증량) 등 수입 조치를 통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감자 도매가격은 전순 대비 16.1% 하락했다. 4월 중순 이후 시설 봄감자가 본격 수확되며 수급 안정세를 찾은 덕분이다. 소비자가격도 시차를 두고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중순부터는 전체 감자 생산량의 약 67%를 차지하는 노지 봄감자가 출하될 계획으로, 가격은 더욱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지 봄감자 출하 전까지 정부 비축물량(1만2000t)을 도매시장에 공급하는 한편, 노지 봄감자 수매비축(6500t), 고랭지감자 채소가격안정제 운영(8420t), 제과업체 가공용 감자 1만2810t 할당관세(관세율 30% → 0%) 등을 추진하는 등 수급 안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반적인 시설 채소 가격은 4월 중순부터 기상악화로 출하량 감소가 이어지며 가격이 다소 상승했다. 4월 하순까지 흐린 날씨가 이어져 당분간 높은 가격이 예상되지만, 평년 수준의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 생산 증가로 가격 안정세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축산물은 한우와 계란을 중심으로 가격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공급증가로 한우 도매가격(거세우)은 16.2%, 소비자가격(1등급 등심)은 16.9% 하락했다. 돼지고기는 어미돼지 수 감소에도 생산성은 늘어나 4월 하순 현재 도매가격은 전년 대비 10% 낮은 수준으로 안정적인 상황이다. 계란의 일일 계란 생산량은 평년보다 8.7% 높은 수준이다. 4월 중순 특란 30개 기준 산지가격은 4623원, 소비자가격은 6521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3%, 2.3%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닭고기는 병아리 공급감소 등의 영향으로 4월 도매가격이 전년보다 14.8% 치솟았지만, 5월 말부터 기온 상승으로 종계 생산성이 회복되며 안정세를 찾을 전망이다.

정부는 품목별 수급 대책 추진과 함께 소비자의 물가 부담을 직접 덜어주기 위해 가격이 높은 품목을 매주 선정하여 1인당 1만원 한도로 20%(전통시장 30%) 할인을 지원한다.
이달 4일부터 10일까지는 양파 할인에 들어가 지역 농협, 대형마트, 온라인 등 다양한 유통경로에서 할인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정희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4월 농축산물 가격은 채소류 가격 하락으로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5월 이후에도 봄철 생산물량 본격 출하 등으로 공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당분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양파, 무, 감자 등 일부 품목은 저장량 감소, 기상악화 등 수급 불안 요인이 있어 품목별 수급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수급불안 시 비축물량 방출, 가축 입식 확대, 할당관세 등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할인 지원을 지속 추진하는 등 농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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