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환율 상승에도 해외직구 역대 최대...이유는?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04 05:00

수정 2023.05.04 05:00

직구 전문 이커머스 플랫폼 뜬다
국내 해외직구 시장 규모가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해외직구 전문 플랫폼 '아이허브','알리익스프레스', '큐텐'(왼쪽부터)
국내 해외직구 시장 규모가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해외직구 전문 플랫폼 '아이허브','알리익스프레스', '큐텐'(왼쪽부터)

[파이낸셜뉴스] #. 20년 전부터 꾸준히 미국산 비타민과 영양제를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고 있는 40대 A씨는 직구 플랫폼의 성장 덕에 쇼핑이 한결 편해졌다고 평가한다. A씨는 "한국보다 종류가 훨씬 다양해 미국 제품을 먹고 있는데 최근엔 카카오페이로고 결제가 가능해져서 더욱 만족한다"라며 "국내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편리하게 이용 중"이라고 말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해외직구 시장 규모가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해외직구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이 꺼지지 않고 오히려 성장한 것이다.
지난 2월 관세청에 따르면 2022년 해외직구 규모는 건수 9612만 건, 금액은 47억2500만 달러(6조3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50억 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외직구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각자 생존 전략을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해외직구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도 플랫폼 간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직구 1세대 아이허브, 맞춤형 마케팅

국내 '해외직구 1세대'로 불리는 아이허브는 지난 2008년 한국 직배송 시작으로 국내에 첫발을 디뎠다.

한국 시장에 없는 다양한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개미 지옥'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탔다. 이 같은 인기로 한국은 별다른 마케팅이 없이도 2008년 아이허브 최대 매출 국가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아이허브는 2020년 한국 지사 '아이허브 코리아'를 설립하며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아이허브는 1800개 브랜드 3만여 개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바탕으로 한국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기존 한국어 및 원화 표시, 한국어 상담 서비스 제공과 함께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 국내 3대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결제 편의성을 키웠다.

아이허브의 카카오톡 채널 운영도 순항 중이다.

국내 사용자에게 친숙한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해 소식을 소비자에게 발빠르게 전달하면서 4월 28일 기준, 아이허브 공식 카카오톡 채널 친구 수는 26만 명을 넘어섰다. 친구 추가를 한 고객 한정으로 추가 할인 혜택도 제공하면서 우수한 소비자 만족도를 기록하고 있다.

해외직구의 한계점으로 꼽히는 상품 품질과 관련된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했다. 미국과 아시아 9개 지역에서 물류 센터를 운영 중인 아이허브는 모든 물류 센터에 1년 내내 같은 온도 범위를 유지하는 자동 온도 조절 냉방 시스템을 완비했다. 일종의 커다란 '건강식품용 냉장고'를 만든 셈이다. 설비의 우수성 덕분에 모든 센터가 우수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GMP) 시설 인증도 받았다. 강도 높은 관리 덕분에 2021년 소비자원 발표 결과 아이허브를 비롯한 아마존, 이베이 등 5대 해외직구 쇼핑몰 중 소비자 불만접수가 제일 적은 플랫폼으로 꼽히기도 했다.

아이허브 관계자는 "글로벌 매출 톱5에 들어가는 한국을 거점으로 아태 지역까지 시장을 확대해 나간 것"이라고 밝혔다.

알리익스프레스, 韓시장에 1000억 투자

2018년 한국에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올해 3월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 시장에 1000억을 투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을 비롯해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마케팅 활동에도 대규모 예산을 쏟아붓는 중이다. 물류 인프라 개선을 위해 CJ대한통운과 협업을 통해 기존 1~2주 내외의 배송 기간을 3~5일로 단축하고, 인기 제품을 초저가로 선보이며 3~5일 안으로 고객에게 배송하는 '초이스'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 빠르게 침투했지만 가품 논란, 배송 지연 문제가 잇따르며 소비자 불만 해소와 신뢰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및 일부 보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를 비롯한 중국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여전히 가품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품질에 대한 불만도 상당수다. 이에 알리익스프레스는 가품 방지 시스템 구축 등 모니터링을 강화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수합병으로 탄생한 플랫폼 '티메파크'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큐텐은 지난해 9월 티몬을 인수한데 이어, 올해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와 위메프까지 차례로 흡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를 합쳤다는 의미로 '티메파크'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문을 두드린 큐텐은 티몬을 통해 해외직구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티몬은 큐텐이 인수한지 반년 만에 직구 거래액이 56%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큐텐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 된 결과다.

티몬은 큐텐 상품 입점, 직구 전문관 '티몬무역상사'를 운영하면서 직구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큐텐 물류 시스템을 활용해 배송 기간을 단축하는 등 직구 역량을 강화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큐텐은 물리적인 부피를 키우면서 플랫폼별 특장점을 살려 각기 영역에서 최고의 효율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큐텐이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성사를 목표로 수익성 개선을 위해 '티메파크' 육성에 한동안 전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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