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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올리브유 가격 26년 만에 최고, 스페인 가뭄 탓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05 05:00

수정 2023.05.05 05:00

지난 3월 기준 t당 793만원...26년 만에 가장 높아
최대 생산지인 스페인 가뭄으로 공급 줄어
우크라 전쟁으로 해바라기유 공급 줄면서 올리브유 수요는 늘어
가뭄 해결 전까지 당분간 가격 떨어지기 힘들어
지난해 10월 29일 스페인 남부 케사다의 올리브 농가에서 농부들이 올리브를 수확하고 있다.AP뉴시스
지난해 10월 29일 스페인 남부 케사다의 올리브 농가에서 농부들이 올리브를 수확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좀처럼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최대 생산지인 스페인의 가뭄이 심각한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다른 식용유 가격이 오르면서 올리브유 가격도 덩달아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4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를 인용해 지난 3월 기준 국제 올리브유 월간 평균 가격이 t당 5989.8달러(약 793만원)라고 전했다. 이는 1997년 1월(t당 6225.9달러) 이후 약 2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장 큰 원인은 세계 최대 올리브유 생산국이자 전 세계 올리브유의 약 절반을 공급하는 스페인에서 지난해부터 사상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국적 상품데이터업체 민텍의 카일 홀란드 애널리스트는 “주요 올리브유 생산지인 스페인을 포함해 지중해 연안에서 심각한 가뭄을 비롯해 적대적인 기후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리브 나무는 일반적으로 따듯하고 건조한 기후에 퍼져있으며 영상 15~26도 사이에서 잘 자란다. 그러나 스페인은 지난해 기록적인 가뭄과 폭염에 시달렸고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스페인의 지난 3월 강수량은 과거 평균 대비 36%에 불과했다. 스페인의 월간 강수량은 지난달 기준 36개월 연속으로 과거 평균치를 밑돌았다. 홀란드는 지난해 10월~올해 2월 사이 “스페인의 올리브 생산량이 63만t에 불과하다며 과거 평균인 140만~150만t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올리브유 가격은 다른 식용유들의 가격이 오르면서 함께 올랐다. 호주 올리브유협회의 데이비드 발모르비다 회장은 코로나19의 창궐 이후 외식이 줄어들면서 일반 가정의 식용유 수요 자체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언급하며 “우크라 전쟁으로 인해 해바라기유 공급이 부족해졌고 그 결과 올리브유 수요가 더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침략을 받고 있는 우크라는 세계 1위 해바라기유 생산국이다.


발모르비다는 “강수량이 늘어나지 않는 이상 kg당 5유로(약 7331원)가 넘는 기록적인 가격이 2023~2024년 수확철에도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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