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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이재용이 모더나 설립자 만난 이유는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07 11:00

수정 2023.05.07 11:0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1년 11월 미국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1년 11월 미국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빅파마, 바이오 벤처 인큐베이션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따라 만났다. 이 회장이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빅파마들과 협업을 확대하며 바이오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강화하려는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동부를 찾아 △호아킨 두아토 J&J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BMS CEO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와 연쇄 회동했다.

이 회장은 CEO들과 만나 바이오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발굴을 위한 상호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회장이 바이오 업계 리더들과 연쇄 회동을 한 것은 바이오 산업 전반에 걸쳐 글로벌 협업을 한층 더 강화함으로써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실제 바이오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9월 가동을 목표로 1조 9800억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에 5공장 지을 계획이다. 지난 1·4분기에는 글로벌 제약사 GSK·화이자·일라이릴리와 총 5000억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 산업은 생산 기술과 R&D 역량은 물론 장기 협업을 위한 신뢰와 평판 구축이 필수적이어서 진입 장벽이 높은 대표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실제 이번 만남도 이 회장과 CEO들간 오랜 친분과 협력 관계를 토대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J&J는 창립 140여년이 된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로서 삼성의 주요 고객이다. BMS는 2013년 삼성에 의약품 생산 첫 발주해 삼성의 바이오 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누바 아페얀 CEO는 모더나의 공동 설립자로서 삼성과 mRNA백신 생산계약을 맺은 바 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지난해 바이오에피스 지분을 모두 삼성에 매각했지만, 삼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럽지역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는 등 현재도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북미 판매법인 직원들을 만나 글로벌 공급망 현황을 점검하고 격려했다.
이 회장은 "출발점은 중요하지 않다. 과감하고 끈기있는 도전이 승패를 가른다.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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