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자영업자 대출 1000조원 시대, '코로나 청구서'에 연체율 10분기來 최고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08 15:05

수정 2023.05.08 20:19

자영업자 대출잔액 3년만에 300조원 이상 늘어
지난해말 기준 1019조원, 연체율 0.26%
저소득 자영업자 2금융권 대출 크게 늘려
양경숙 "자영업자 대출發 건전성 위기 우려"
"부실 징후 선제 파악해 적극 대응해야"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들의 대출(사업자대출+가계대출) 규모가 1천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들 10명 가운데 6명은 3개(기관·상품) 이상의 대출로 자금을 끌어 써 금리 인상기에 가장 위험한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3일 서울의 한 시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 모습. 2023.4.3. 연합뉴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들의 대출(사업자대출+가계대출) 규모가 1천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들 10명 가운데 6명은 3개(기관·상품) 이상의 대출로 자금을 끌어 써 금리 인상기에 가장 위험한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3일 서울의 한 시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 모습. 2023.4.3. 연합뉴스

자영업자 대출 1000조원 시대, '코로나 청구서'에 연체율 10분기來 최고

한국은행·양경숙 의원실 제공.
한국은행·양경숙 의원실 제공.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자영업자들의 금융사 대출잔액이 지난해말 기준 1020조원까지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연체율은 0.26%로 10분기 만에 가장 높았다.
오는 9월 원리금 상환유예 등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종료를 앞두고 점차 대출 부실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영업자 대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1019조 8000억원으로 1000조를 훌쩍 넘어섰다.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1·4분기말 700조원이었지만 3년동안 300조원 이상 늘었다. 2019년말 684조 9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8.9% 증가했다.

한 달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대출 연체율 또한 점차 오르고 있다. 지난해 1·4분기말 0.17%이었던 연체율은 지난해말 0.26%까지 상승했다. 2020년 2·4분기말 0.29% 이후 10분기 만에 가장 높다.

소득별로 살펴보면 저소득 자영업자가 대출을 더 많이 늘렸고 연체율도 덩달아 높아졌다. 소득 하위 30%(저소득) 자영업자의 지난해말 대출잔액은 119조 9000억원으로 3년전(70조 8000억원)과 비교해 70%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중소득층의 대출잔액이 약 113조원에서 186조원으로 64.7% 증가하고, 고소득층 대출잔액이 501조원에서 714조원으로 42.4% 증가한 것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연체율도 동반 상승했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지난해말 기준 연체율은 1.2%였다. 2019년말(1.3%)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연체율이다.

중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3%로 코로나19 이후 쭉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고소득 자영업자 연체율은 1년새 0.5%에서 0.7%로 상승했다. 2020년 2·4분기(0.7%) 이후 10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저소득 자영업자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은행권 대출잔액이 2019년말에서 지난해말까지 45.8% 증가할 때 상호금융 대출잔액은 16조 1000억원에서 37조 1000억원으로 2.3배 늘었다.
같은 기간 보험사에서도 8000억원에서 1조 7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대부업을 포함한 기타 금융기관의 경우 1조 2000억원에서 3조 5000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이에 양경숙 의원은 "저소득 자영업자들은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2금융권의 중고금리 대출을 크게 늘려왔기 때문에 금융지원 종료 후 2금융권의 '자영업자 발(發)' 건전성 위기도 우려된다"면서 "금융기관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 징후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