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1월 입주했는데.." 아파트 주차장 천장서 물이 '콸콸'...또 부실공사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09 10:21

수정 2023.05.09 10:59

'대리석 파손'·'주차장 벽 찌그러짐' 등 하자
입주민 70% 반대 의견에도 준공승인 받아
지난해 12월 30일 준공 승인을 받은 입주 5개월차 신축아파트 대구 더트루엘수성 지하 주차장 천장 누수 모습 /사진=뉴스1
지난해 12월 30일 준공 승인을 받은 입주 5개월차 신축아파트 대구 더트루엘수성 지하 주차장 천장 누수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 1월 입주를 시작한 대구의 한 신축아파트가 지난 주말 내린 봄비에 곳곳 누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에도 공사 미완 및 누수 우려가 제기돼 주민들이 준공 승인 반대 시위를 하기도 했다.

지난 8일 대구 더트루엘수성 주민들에 따르면 이들은 어린이날인 지난 5일부터 시작된 봄비에 지하주차장과 관리사무소, 상가 등에서 누수 및 침수 피해를 겪었다.

한 입주민은 "물이 그냥 새는 정도가 아니라 수도꼭지 틀어놓은 것처럼 쏟아졌다"라며 "그러다가 새벽엔 천장이 무너져 내려앉으면서 바닥이 젖은 데다 지금(8일 오전)까지도 물이 새고 있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준공 승인을 받은 입주 5개월차 신축아파트 대구 더트루엘수성 단지 상가 빈 사무실 바닥에 물이 찬 모습 /사진=뉴스1
지난해 12월 30일 준공 승인을 받은 입주 5개월차 신축아파트 대구 더트루엘수성 단지 상가 빈 사무실 바닥에 물이 찬 모습 /사진=뉴스1
주민들이 찍은 영상을 보면 아파트 단지 내 상가 빈 사무실 바닥에 물이 가득 차 있다. 또 다른 영상에는 관리사무소 천장에 고인 물이 사무용 가구와 컴퓨터 위로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외 주차장에는 천장에서 쏟아진 물로 대야로 준비한 쓰레기통이 가득 차 있으며 엘리베이터 외부 벽면으로도 물이 새고 있다.

이날 주민들의 긴급 요청으로 시공사 관계자가 현장에 왔지만 계속되는 비에 별다른 대처를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민은 "시공사 측에서 '물이 흐르는 걸 다 지켜보고 수리해야 한다'고 말해 관리사무소에서 물 양동이를 비우는 작업만 반복했다"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피해 확대가 우려돼 새벽 3시까지 밤새 누수 현장을 지켰다고 한다.

2022년 11월 수성구청 품질점검단 방문 당시 입주 예정자들이 준공 연기 시위를 벌인 모습 /사진=뉴스1
2022년 11월 수성구청 품질점검단 방문 당시 입주 예정자들이 준공 연기 시위를 벌인 모습 /사진=뉴스1
이번 사고 이전에도 이미 아파트 곳곳에서 이와 유사한 사건 사고가 다수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입주자 모임 카페 게시판에는 입주 직후인 1월부터 줄곧 '주차장 벽면 찌그러짐', '지하주차장 누수', '대리석 파손', '계단과 복도 창문 외부 실리콘 누락', '엘리베이터 버튼 누락', '지하 1층 물난리(2월), '분리수거장 물 고임', '주차장 바닥 파손' 등 하자를 호소하는 주민들 글이 게재돼 있다.

앞서 해당 아파트는 준공승인이 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에도 주민들이 '하자가 심각해 공사를 더 해야 한다'고 수성구와 대구시, 시공사 측에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날짜를 정해둔 상태에서 일정에 쫓겨가며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무리한 준공 승인 의혹과 관련해 "입주가 급한 분도 있을텐데 집회신고 하신 분들 20~30명 정도 준공 반대 의견이 있다고 해서 준공 승인을 미룰 순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주자 사전점검절차도 거쳤고, 아파트는 구청이 전 세대 마감(공사 완공 여부) 확인을 다 할 순 없으니 요건대로 별도 감리업체 의견을 받아 공사가 완료됐다는 증빙을 받아 준공 승인이 이뤄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시공사 측은 관련 질의에 "내용을 확인한 뒤 답변하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더트루엘수성은 수성구 범물동에 93~112㎡ 2개동 158가구로 조성된 단지다.
지난해 12월 30일 준공승인이 이뤄진 뒤 1월부터 순차적으로 입주가 진행돼 현재 125가구가 들어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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