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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업 실리콘밸리] 영원한 것은 없다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09 18:22

수정 2023.05.09 18:22

[왓츠업 실리콘밸리] 영원한 것은 없다
끝까지 영원할 줄 알았던 전 세계 소프트웨어 기업의 제왕 구글이 그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오픈AI가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통해 구글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면서다. 재빠르게 AI 검색엔진을 탑재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 빙(Bing)도 호평을 받으면서 구글의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다. 구글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검색시장에서 만년 2인자였던 MS가 구글의 검색엔진에 도전한다는 자체가 구글 직원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구글도 발빠르게 대응하며 AI 챗봇 바드(Bard)를 선보였지만 결정적 오류가 발생했다. 시장에서는 구글에 실망감을 표출했다.
이는 구글 주가에도 악영향을 줬다.

절치부심한 구글이 소프트웨어 왕좌를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내놓는다. 1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연례개발자회의(I/O)에서다. 이 자리에서 구글은 AI 챗봇인 바드 활용방안과 대화형 AI 기능을 탑재한 새 검색엔진 기능(프로젝트명 마기)을 선보인다. 구글이 이를 통해 전 세계 소프트웨어 기업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구글 I/O가 예년보다 더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구글이 새로운 하드웨어 제품도 공개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절대 강자인 구글이 하드웨어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6년부터다. 2016년 10월 구글은 스마트폰 '픽셀폰'을 내놓으며 하드웨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자사의 완벽한 운영체제(OS)를 온전히 장착한 하드웨어는 구글에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현실은 예상과 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 픽셀폰의 점유율은 2% 안팎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는 물론 애플의 아이폰과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구글은 그동안 지배하지 못했던 하드웨어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지속적으로 제품을 출시하며 하드웨어 시장의 문을 계속 두드리고 있다. 구글이 지난해 10월 스마트워치 '픽셀워치'를 내놓은 배경이다. 한국에 출시되지 않는 구글의 픽셀폰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그 나름대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이기도 하다.

이런 기세를 몰아 구글은 올해 I/O에서 폴더블폰 '픽셀폴드' 출시계획을 발표한다. 안드로이드 동맹인 삼성전자가 시장을 장악한 폴더블폰 시장에 새로운 하드웨어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이미 한국을 제외한 다른 시장에서 구글의 픽셀폰은 삼성전자의 갤럭시와 경쟁하고 있다. 이번 '픽셀폴드' 출시지역에 한국이 포함된다면 영원할 것 같은 안드로이드 동맹이 흔들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안드로이드 OS를 공유했던 구글의 '픽셀폴드' 출시는 모든 것이 영원할 수 없다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무한경쟁 체제에서 영원한 동맹 역시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영원한 1등도, 영원한 동맹도 있을 수 없는 세계 시장에서 구글이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어떤 파격적인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실리콘밸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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