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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초거대 AI, 디지털 경제 게임체인저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4 19:36

수정 2023.05.14 19:36

[차관칼럼] 초거대 AI, 디지털 경제 게임체인저
미래학자인 '레이커즈 와일'은 지난 2005년 '특이점(Singularity)이 온다'라는 저서를 통해 오는 2045년이 되면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성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4년 개봉한 영화 '그녀'에서는 AI비서 '사만다'가 메일 확인, 스케줄 관리와 함께 주인공의 정서적 외로움을 달래주었다. 최근 챗GPT가 등장하면서 '레이커즈 와일'이 전망한 초지능 출현은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알파고' 이후 AI가 우리 사회에 본격 적용되기 시작했지만, 직접 피부로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지만 챗GPT를 계기로 누구나 PC,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AI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챗GPT가 우선 접목된 분야는 오피스 프로그램과 검색서비스다.
이는 1990년대의 정보화·인터넷 혁명을 상기시키며 AI의 확장된 대중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즉 AI가 우리 생활·업무영역에 깊숙이 스며드는 새로운 AI 일상화가 시작된 것이다.

이런 시대적 변화에 대응해 4월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통령이 참석한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계획 보고회를 통해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축적한 AI 정책성과 위에서 초거대 AI를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과제를 보강·신설했다.

우리 기업이 개발·확보하고 있는 초거대 AI를 세계적 수준으로 고도화하기 위해 양질의 한국어 텍스트 데이터를 확충하고, 거짓답변 등 현재 초거대 AI의 한계를 돌파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어를 더 똑똑하게 이해하고 표현하는 초거대 AI가 만들어지고, 우리 기업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다.

법률·의료 분야 등의 전문가를 보조하고, 공공·행정 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는 초거대 AI 플래그십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초거대 AI를 잘 개발·활용할 수 있는 전문인재를 추가로 양성하고, 향후 5년간 일반국민 100만명을 대상으로 기초활용·윤리교육을 지원해 초거대 AI 리터러시를 제고해 나갈 것이다.

AI가 사람 수준의 지적 능력을 토대로 각종 범죄에 악용되거나 인간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심화되고 있다. 정보화 혁명에서 제기된 소비자 피해, 프라이버시 침해 등 사회적 우려를 '전자상거래법' '정보통신망법' 등을 제정해 해소해 나간 것처럼 챗GPT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AI 윤리·신뢰성 이슈에 적극 대응해 사회적 수용성을 높여 나가야 할 시점이다. AI산업 육성과 신뢰 확보를 균형 있게 달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 법 제정과 함께 초거대 AI 확산에 따른 공정경쟁·보안 등 새로운 쟁점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초거대 AI 서비스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공신력 있는 제3기관 평가도 지원할 계획이다.


15세기 유럽에서 가치가 폭등한 향신료는 포르투갈·스페인 등의 도전과 경쟁을 유발하며, 새로운 항로 개척과 신대륙 발견으로 이어진 대항해시대의 기폭제가 됐다. 초거대 AI는 기존 산업·경제를 파괴적으로 혁신할 디지털 경제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으며, 빅테크는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며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도 초거대 AI 경쟁력을 갖추고 사회·문화적 수용성을 높여 디지털 대항해시대의 모범국가로 도약해 나갈 것이다.

박운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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