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개인은 하이닉스 vs 외인은 삼성전자'...반도체株 반등할 수 있을까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7 05:00

수정 2023.05.17 05:00

반도체 회사의 작업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반도체 회사의 작업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의 '반도체 양강'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눈이 조금씩 엇갈린다. 이달 들어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정반대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안전 vs 저가매수'...투자 성향이 갈랐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의 주식을 2227억원 순매수했다. 네이버(NAVER)에 이어 외국인 순매수 2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같은 반도체업종의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881억원어차를 팔았다. 에코프로, 두산에너빌리티, 포스코(POSCO)홀딩스에 이어 순매도 4위이다.

개인 투자자의 반도체 투자는 정반대로 이뤄졌다. 개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를 1369억원 순매수(4위)했지만, 삼성전자는 1541억원 순매도(4위)하면서 엇갈린 투심을 보인 것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이 같으면 거래 행태나 흐름도 비슷하게 흘러야 하는데 이런 일은 흔하지 않다"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는 두 종목의 안전성 차이가 개인과 외국인의 투심을 정반대로 흐르게 한 것으로 진단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반도체업종에서 롱숏 포지션을 동시에 구사하는데 SK하이닉스보다 삼성전자를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라며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평균 단가가 높았기 때문에 SK하이닉스를 저가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명섭 연구원은 "외국인은 2차전지 관련주에 숏 포지션(매도)을 해왔는데 2차전지주가 오르면서 숏커버링(환매수)을 해야 했다"며 "이 와중에 실적이 안정적인 삼성전자는 팔지 못하고, 유상증자 전망이 나오는 SK하이닉스를 팔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무겁게 움직이는 삼성전자보다는 SK하이닉스가 더 취향에 맞다"며 "여기에 외국인들이 던지는 SK하이닉스 물량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혼란한 투자 심리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동안 횡보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6만원대 중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SK하이닉스도 9만원대에 안착하지 못했다.

이제는 '반도체의 시간'

전문가들은 앞으로 투자심리가 반도체주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판단했다. 송명섭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1·4분기 실적이 예상만큼 나쁘지 않았고, 반도체업계도 감산이 기대되는 분위기라 외국인들도 매수하고 있다"며 "이제는 투심이 엇갈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전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2000억원 넘는 순매수를 진행했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40%,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4.63% 올랐다.

전날 두 종목의 반등은 글로벌 주요 낸드(NAND) 업체인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의 합병 소식 영향이 크다. 통상 반도체업계에서는 인수합병(M&A)과 감산을 업황의 반등 신호로 해석한다. 합병 소식이 나오자 이날 새벽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 주가는 각각 11.26%, 6.11% 급등했다.

반도체기업들의 주가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도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대비) 메모리 공급 업체의 주가는 심각히 저평가돼 있다"며 "인공지능(AI) 성장에 투자하려면 메모리 반도체를 사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AI, 자율주행 등의 수요가 커지며 그래픽 디램(GDDR) 같은 고사양 디램 수요 증가가 본격화 할 것"이라며 "시장 지배력이 돋보이는 국내 메모리 기업들의 입지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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