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전기·가스·설탕·고기값 다 올랐다… "밥값 또 올릴 수밖에" [고물가 시대의 두 얼굴]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6 18:18

수정 2023.05.16 18:18

음식점 사장님들의 깊은 한숨
뜨거운 올여름 냉방비 폭탄 우려
설탕값 폭등에 가공식품 줄인상
구제역 터져 축산물 가격도 들썩
정부가 에너지요금 현실화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서민가계의 전기·가스요금 월평균 부담액이 크게 늘어난 16일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장사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에너지요금 현실화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서민가계의 전기·가스요금 월평균 부담액이 크게 늘어난 16일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장사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매일 24시간 설렁탕을 끓여 한 달 가스비만 320만~370만원 나오는데 단순계산하면 다음 달에는 15만~20만원 더 나올 것으로 보여 착잡하다."(서울 강남구 설렁탕집 A씨)

공공요금 인상과 더불어 설탕·축산물 가격인상이 겹치면서 음식점 사장님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전방위적 비용압박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가격인상을 고민하는 곳도 많아지고 있다. 올여름 외식비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스·전기요금 수십만원 더 나와

16일 전기요금이 kwh당 8.0원, 도시가스요금은 MJ당 1.04원 오르면서 지난겨울 '난방비 폭탄'에 이어 올여름 냉방비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강남구에서 설렁탕집을 운영하는 A씨는 "날이 더워진 만큼 에어컨을 틀면 전기요금도 수십만원은 더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단골 얼굴 보기 미안해 한 그릇 1만1000원을 유지해왔지만 이제 1000원은 올려야지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방침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1%p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설탕 가격인상에 가공식품 도미노

외식업자에게 공공요금 인상 소식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국제 설탕 가격지수가 치솟고, 구제역 소식에 축산물 가격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4월 세계 설탕 가격지수는 149.4다. 이는 지난 3월 127.0과 비교할 때 17.6% 올랐다. 11년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설탕 가격인상이 빵, 과자, 음료, 아이스크림, 김치 등 가공식품 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설탕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최근 기업간거래(B2B) 대상인 식품기업에 설탕 공급가 인상 협조공문을 보냈다. 식품기업들은 설탕의 연간 공급계약을 하는 만큼 당장 가공식품 가격조정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

■구제역 발생, 고기가격도 비상

4년 만에 발생한 구제역에 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구제역 발생에 따라 가축이 살처분될 경우 축산물 가격인상이 뒤따르는 만큼 외식업계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B씨는 "에너지 가격은 물론 고기 값이 올라 판매가를 조정해야 하는데 구제역으로 인한 위생이슈로 관련 소비까지 침체될까 봐 가격은 유지하며 중량을 10g 줄였다"며 "손님이 줄어들면 어쩔 수 없이 가격도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당 평균 6380원으로 전월 대비 19.1% 올랐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외식물가는 전년 대비 7.6% 올랐다.
지난 3월(7.4%)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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