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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상호금융 거점 확대…임업인 유통·자금 통합지원" [fn이 만난 사람]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7 18:21

수정 2023.05.17 19:57

창립 61주년 산림조합중앙회 최창호 회장에 듣는다
2020년 취임후 효율경영 집중
3년째 흑자 내며 체질개선 성공
최대 현안은 임업금융 활성화
법제화 통해 든든한 자금줄 될것
귀산촌인 소득 증대도 지원사격
벌채사업 공매 도입이 대표 성과
공영홈쇼핑·비대면 판로 개척도
산림경영지도사업 활성화는 과제
인건비 보조율 20%대로 줄어
작년 예산 30억 늘렸지만 역부족
최창호 산림조합중앙회 회장이 창립 61주년을 앞둔 지난 16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취임이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 제공
최창호 산림조합중앙회 회장이 창립 61주년을 앞둔 지난 16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취임이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 제공
"적자를 반복하던 산림조합중앙회의 경영실적이 3년 연속 당기순이익 흑자를 이어가며 체질 개선을 이뤘습니다." 18일로 창립 61주년을 맞는 산림조합중앙회 최창호 회장은 지난 16일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2020년 1월 취임이후 자구노력을 통해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며 경영개선 성과를 화두로 꺼냈다. 최 회장은 부임과 함께 조합 중앙회 조직 일부 팀을 축소하고 상무급 직제 한 자리도 없애는 등 조직 슬림화를 통한 업무 효율화의 고삐를 당겼다. 매년 경상비 20%를 절감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지난 2019년 11억원 적자였던 중앙회의 당기손익은 최 회장 취임 이후인 2020년·2021년 각각 94억원과 128억원의 흑자를 냈다. 지난해에는 흑자규모가 139억원으로 더 커졌다. 이같은 성적표는 조직의 사정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최 회장의 '내공'이 있어 가능했다.

최 회장은 회원조합의 일선 산림경영지도원으로 시작해 중앙회 임원까지 올라온 산림조합 최초의 인물이다.

하지만 최 회장의 리더십은 일방적이거나 무작정 허리띠를 졸라맬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써야될 돈은 쓰고, 보다 열심히 해서 더 큰 성과를 내면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산림조합의 자구노력이 큰 부작용 없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최 회장은 "형광등 3개가 꼭 필요한데 2개만 켜는 것은 절약이 아니다"면서 "3개의 형광등만으로도 충분한데 4개를 켜는 식의 낭비 요인을 없애는 게 절약이고 효율화"라고 소신을 밝혔다.

최 회장이 가장 힘을 쏟는 사업분야는 상호금융업이다. 국내 산림면적의 66%는 민간소유 산림으로, 임업발전을 위해서는 민간부문의 산림투자를 더 끌어내야한다는 판단때문이다. 산림조합 입장에서도 상호금융업은 미래 먹거리를 보장하는 사업 영역이다. 이에 따라 산림조합은 일반 금융권과는 반대로 도심권에 금융 점포수를 늘리기위해 '임업금융 활성화'를 위한 법제화에 나서는 등 조직의 사활을 걸고 있다.

그는 "부재 산주와 귀산촌 희망인들을 위한 서울지역 금융 거점을 확대하기 위해 법률개정을 추진 중"이라면서 "법률이 개정되면 임산물 유통이 활성화되고 귀산·귀촌자들에게 더 많은 자금 혜택줄 수 있는 것은 물론,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산림조합 고유업무인 산림경영지도사업 활성화는 최 회장이 풀어야할 최대 과제다. 산림경영지도원의 인건비 보조율이 지난1982년 80%에서 현재 27%수준으로 크게 낮아지면서 경영지도사업 수행에 제약이 따르고 있다. 최 회장은 취임이후 경영지도원 인건비 현실화를 위해 발로뛰어 30억원의 예산을 늘렸지만 인건비 현실화엔 턱없는 액수다.

최 회장은 "산림조합은 국가로 부터 임업기술지도사업을 위탁받아 산주와 임업인에게 양묘와 조림, 숲 가꾸기에 관한 산림경영지도활동을 펼치고 있다"면서 "보다 양질의 산림경영지도와 컨설팅을 위해서는 경영지도원의 인건비 보조율 현실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 회장과의 일문일답.

―창립 61주년을 맞이한 소감은 뭔가.

▲ 올해는 제2차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을 추진한 지 50주년되는 해다. 한국전쟁 이후 황폐해진 국토를 복원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추진했던 역사적인 사업이었으며, 산림조합은 1·2차 치산녹화사업이 이어지는 15년간 전국 계통조직을 총동원, 주도적이고 대체불가능한 역할을 수행했다. 앞으로도 산림분야에서 정부와 민간을 잇는 교량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사유림경영을 선도하는 조직으로 발전할 것이다. 산림자원의 풍요를 이룬 현재, 변화와 성장을 통해 산림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임업인과 국민행복을 증진하는데 앞장서겠다.

―중앙회와 회원조합 최근 경영실적은.

▲중앙회의 경영개선에 힘입어 지난 2020년 1월 취임 이후 3년 연속 당기순이익 흑자를 내고 있다. 이익폭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지난 2019년 11억원 적자에서 취임 이후인 2020년 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한데 이어 2021년 128억원, 2022년 13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사업 수익도 2020년 3055억원에서 지난해 3497억원으로 증가했다. 산림경영지도원의 인건비 현실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30억원을 증액하는 성과도 올렸다. 최근에는 조합원·준조합원 가입을 늘리는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산주와 임업인 중심조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조합원·준조합원 100만명 시대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3만4000명이 새로 가입했고, 올해는 6만2000명을 새로 가입시킬 것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활성화도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이를 위해 탄소상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환경개선과 ESG투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산주와 임업인 소득증대를 위한 사업은.

▲지난해부터 시행중인 임업·산림 공익직접지불제 도입을 위해 많은 노력을 펼쳤다. 산림조합 100만명 서명운동을 추진하고 국회에 서명부를 제출했다. '온비드'공매를 통한 벌채사업을 통해 산주들의 소득을 증대한 것도 주요성과로 꼽을 수 있다. 이전에는 산주와 벌채업자간 사적거래로 이뤄졌던 임목수확을 산림조합이 산주와의 계약을 통해 사후정산하는 제도로 바꾼 뒤, 다시 온비드 공매방식 도입해 산주소득 증대 및 임목유통시장 개방을 시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전 150만~180만원이던 임목수확을 통한 산주소득이 최대 450만원으로 뛰어 오른 사례가 있다.

―상호금융 활성화는 산림조합의 핵심사업인데.

▲상호금융점포수와 여·수신 규모, 수익성 등 모든 지표가 좋아지고 있다. 상호금융 점포수는 지난 2019년 161곳에서 지난해 170곳으로 늘었다. 3년간 연평균 5.59% 증가한 것이다. 상호금융 여·수신 규모도 지난해 말 17조3439억원을 달성해 취임 전인 2019년에 비해 50%이상 증가했다.수익성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취임 첫 해 126억원을 달성했던 당기손익이 지난해 말 33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조합당 평균 2억4000만원의 수익을 낸 것이다. 3년간 무려 476%증가했다. 상호금융활성화를 위해 산림조합 임업금융활성화 법제화도 추진중이다. 중앙회는 조합과 공동출자해 조합공동사업법인을 설립하고 임업금융 최대 취약지역인 서울에 임업기술컨설팅과 임산물 유통, 임업자금을 통합지원하는 거점을 확대하기위해 관계법률 개정을 하고있다. 여기에 디지털임업금융시스템 구축과 디지털금융 기반확대를 통한 비대면 금융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산림조합은 산림재난 예방 및 대응·복구 등에도 나서고 있는데.

▲산림조합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산림분야 재난관리책임기관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산불 및 산사태 등 산림재해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산림재해비상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일단, 산불과 산사태, 병해충 등이 발생하면 진화 및 복구 등에 참여한다. 또 이재민의 안정적이고 조속한 생활복귀를 위해 인력과 장비는 물론, 물품을 지원한다.

―산림조합이 추진한 산림녹화 성과는.

▲산림청은 1970년대 '대단지 조림'을 산림시책 기본방향으로 삼고 민유림 238만5000㏊를 대상으로 인공조림을 추진했으며, 이 과정에서 산림조합은 인공조림사업에 계통조직을 총동원했다. 1·2차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에 참여한 것은 물론, 전국 규모의 산주대회를 열어 산주의 조림 의욕을 높이고 연합회·조합·산림계간 협력을 주도했다. 현재까지 산림조합은 정부의 산림정책 실현에 발맞춰 조림과 숲가꾸기, 사방사업 등에 참여하고 있다.

―산림시책이 '녹화'에서 '활용'으로 바뀌면서 산림가치 증진이 중요해다.

▲벌채사업 뒤 산림에 버려졌던 가지목 등의 산림부산물인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의 활용범위를 넓히고 수요처에 대한 공급량도 늘리고 있다. 이를 통해 미이용산림바이오매스의 고부가가치화와 국산목재 이용률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발전소 1곳, 우드칩 제조사 10곳과 미이용산림바이오매스 공급계약을 맺는 등 수요처를 확대했다. 앞으로는 직경이 작은 소경목 등을 활용한 국산목재 신제품 및 신공법 개발로 고부가가치 제품생산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임산물 유통과 판매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공영홈쇼핑과 인터넷 판매 등 비대면 유통채널과 제철 임산물 직거래 장터를 통한 임산물 판매로 임업인 소득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사용한 홈쇼핑 홍보 예산은 4억5600만원으로, 전년 2억2800만원의 2배였다. 올해도 임산물 출하시기에 쇼핑몰 기획전과 라이브커머스 등 비대면 판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지역 임업인을 위한 직거래 장터와 재능나눔행사도 펼치고 우수 버섯품종 종균 보급도 확대할 예정이다.

―예비 임업인과 귀산촌인을 위한 사업은.

▲귀산촌·임업인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교육을 올해는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지난해 327명을 대상으로 했던 초급·전문가 교육을 2배 이상 늘려 7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임업인종합연수원 등 교육기관별로 특성화된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일자리 기회도 제공한다.
여기에 산림분야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채용설명회도 열어 산림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구직활동도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는 모두 1200명을 대상으로 12차례 열게된다.
권역별 친환경 수목장림 조성과 묘지관리 대행 서비스 확대도 지역 주민 일자리를 늘리는 사업들이다.

■ 최창호 회장 약력 △65세 △전남 순천 △순천 농림전문학교 △조선대 공학석사 △산림조합중앙회 전남본부장 △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 위원장 △중앙회 상임감사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 특위 위원(현) △산림청 남북산림협력 자문위 위원(현) △한국협동조합협의회 회장(현)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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