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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한식, 글로벌 미식 브랜드로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1 18:36

수정 2023.05.21 18:36

[차관칼럼] 한식, 글로벌 미식 브랜드로
전 세계 미식수도에 '한식' 열풍이 뜨겁다. 지난해 10월 세계적 권위의 미슐랭 스타를 받은 뉴욕의 72개 식당 중 한식당이 9곳이었다. 한 끼에 수백달러에 이르는 고가임에도 예약이 어려울 만큼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뿐 아니다. 문화와 예술, 낭만의 도시 파리의 눈높은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식당은 삼겹살을 구워먹는 최고급 한식당이라고 한다. 파리의 한식당은 코로나 전에 비해 2배로 늘어 200곳에 달한다.


미국, 유럽에서 김치 등을 중심으로 한국 음식이 인기를 끈 것은 비교적 오래된 일이지만 최근 한식 붐은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다. 코리아타운 중심으로 교민이나 한국 관광객 등이 주로 찾던 한식당이 현지인들이 줄 서서 찾는 '파인 다이닝'(최고급 식당) 분야의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음식 그 자체뿐만 아니라 식사에 곁들이는 우리 전통술, 최고급 식기, 한국 전통문화가 조화롭게 반영된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식사 한 번으로 총체적인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 현지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식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K푸드 수출도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인 120억달러를 돌파했다. 한식 붐은 우리 음식과 문화를 세계인의 눈높이에 맞춰 발전시키는 계기가 됨과 동시에 국내 농식품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도 확대하는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이에 정부도 한식의 체계적인 발전과 확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지난해 말부터 해외 우수 한식당 제도를 도입했다. 뉴욕, 파리, 도쿄까지 3개 도시의 한식당 중 전통 한식의 정체성을 제대로 구현하면서 현지인의 취향과 트렌드에 맞게 맛과 멋을 살려낸 한식당을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다. 올해 1월 8곳을 우선 지정했고, 하반기 중 10여곳을 추가 선정하는 등 지속적으로 확대해 품격 있는 한식당의 롤모델을 제시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을 상징하는 콘텐츠로서 한식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기반도 조성한다. 서울 북촌에 마련된 한식문화공간 '이음'을 한식 확산 거점으로 활성화하고 지역 농산물과 식품명인, 향토음식을 하나로 잇는 'K미식벨트'도 내년부터 전국 30여곳에 추진한다.

한식의 산업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K푸드 글로벌 전략'도 준비 중이다. 산업계 대표 기업인, 스타 셰프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향후 한식의 이미지와 품질을 전 세계 미식 트렌드를 주도하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고, 국내 농업과 상생 발전하려면 정부·민간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논의하면서 전략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한식 인재 양성, 기업 해외진출 지원, 농업과의 상생협력 강화 등 식품·외식 기업들과의 다양한 협력도 더욱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

그 첫발로 이달 초 CJ가 추진하는 영셰프 양성 프로젝트(큐진K·Cuisine K)에 농식품부도 힘을 보태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대한상의를 비롯해 다른 기업들과도 한식 확산을 위한 다양한 협력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나갈 예정이다.

한식은 K팝, K드라마 등과 함께 K문화의 대표주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앞으로 한식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차별화된 미식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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