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군, 지하 핵시설 타격 폭탄 GBU-57 사진 게시 후 삭제

기사내용 요약
최근 이란 핵 개발 겨냥한 듯…과거 북한 겨냥 훈련에도 쓰여

[화이트맨공군기지(미주리주)=AP/뉴시스]지난 2일(현지시간) 미 공군이 공개한 이 사진에서 공군 병사들이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GBU-57 폭탄을 바라보고 있다. 10년 전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지하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고안된 미국의 폭탄은 이란과의 새로운 긴장 속에 다시 나타났다. 2023.05.22.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이란의 핵 프로그램으로 인해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군은 이달 초 땅 속 깊숙이 침투하여 우라늄 농축에 사용될 수 있는 지하 시설을 파괴하도록 고안된 강력한 폭탄의 사진을 공개했다가 삭제한 사실이 알려졌다.

미 공군은 지난 2일 벙커버스터라고 불리는 대형관통탄(MOP) GBU-57 사진을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의 페이스북에 사진을 게시했다가 삭제헀다. 이 화이트맨 공군기지에는 GBU-57 폭탄을 배치할 수 있는 유일한 항공기인 B-2 스텔스 폭격기의 함대가 배치돼 있다. AP통신은 이 사진들이 갑자기 삭제된 경위에 대해 무기의 구성 등 민감한 세부 사항을 드러냈기 때문이라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공군의 사진 게재는 이란이 지하 벙커를 뚫을 수 있는 미군 최후의 무기로 꼽히는 GBU-57의 사정거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핵시설 건설에 꾸준히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한 가운데 이뤄졌다.

당시 사진 설명에는 "화이트맨 기지는 성능을 시험할 수 있도록 2개의 GBU-57 폭탄을 수령했다"고 쓰여 있었다.

사진에는 폭탄 위에 무게 1만2300㎏, AFX-757, PBXN-114 등의 스텐실이 찍혀 있었다. 영국 민간 군사정보 컨설팅 업체 제인스(Janes)의 선임 무기분석가인 라훌 우도시는 표준 폭발물인 AFX-757과 비교적 새로운 폭발물인 PBXN-114가 혼합되어 있다고 AP통신에 설명했다.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워존(The Warzone)은 이 사진들을 처음으로 보도했다. AP통신은 화이트맨 공군기지와 미 공군지구권타격사령부(AFGSC)에 사진에 대한 문의를 했지만 하루 만에 페이스북 게시물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우도시는 "어떤 설명이나 변명 없이 인터넷에서 즉시 (사진이) 삭제된다는 것은 잠재적인 오류가 있음을 의미한다"며 "폭탄에 대한 너무 많은 자료를 공개했기 때문에 공군이 사진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번 사진 공개가 이란의 핵 개발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은 이란이 지하에 핵 시설을 건설해 핵 시설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2000년대에 대형관통탄을 개발했다.

AP통신은 위성사진을 통해 이란이 중부 나탄즈 핵시설 인근 산에서 터널을 파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전문가들과 AP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지하 80m에서 100m 사이에 핵 시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건설 프로젝트의 규모를 감안하면 이란이 단지 원심분리기를 만드는 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라늄을 농축하기 위해 지하 시설을 사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한다. 수십 대의 기계들이 커다란 계단식으로 배열된 튜브 모양의 원심분리기는 우라늄 가스를 빠르게 회전시켜 농축시킨다. 추가 기계를 통해 이란은 산의 방호 속에 우라늄을 빠르게 농축할 수 있다.

이전에 폭탄의 능력을 설명하면서, 미 공군은 GBU-57이 폭발하기 전에 깊이 60m의 땅과 시멘트를 뚫을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미국 관리들은 깊숙한 곳에 위치한 지하터널을 확실히 파괴하기 위해 두 개의 GBU-57을 연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의했지만 그때도 나탄즈 터널의 새로운 깊이는 난제가 될 수 있다.

미 공군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이란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핵폭탄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미군은 B-2 폭격기가 폭탄 두 개를 투하하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북한을 겨냥한 훈련도 진행한 바 있다.

2017년 미주리주 공군기지에서는 B-2 스텔스 폭격기를 포함해 B-52 전략폭격기 등을 동원한 폭격훈련 실시했다. 당시 B-2 폭력기에서는 벙커버스터 GBU-57을 투하하면서 '북한지도부'를 언급하는 무선통신이 확인된 것으로 외신에 보도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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