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상 큐라코 대표이사
[파이낸셜뉴스] "고령으로 자리보전을 하면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기저귀를 차야 하는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배설케어 로봇' 외길을 걸었다."
이훈상 큐라코 대표(사진)는 뇌경색으로 고생한 아버지를 보며 와병 환자를 위한 케어비데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큐라코의 케어비데는 기저귀 대신 착용하면 와병 환자가 대소변을 할 때 자동으로 이를 감지해 배설물을 흡입하고, 항문과 요도부를 세척하며 건조까지 자동으로 진행한다. 대소변을 하루 5~6차례 보더라도 위생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이 대표는 "고령 환자는 일반적으로는 기저귀를 차는데, 간병인이나 가족들이 자주 갈아주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에 대소변을 보더라도 기저귀를 그대로 차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기저귀를 차고 있으면 냄새도 심하고 무엇보다 피부염·요도염, 욕창 등이 빈번하게 발생해 건강에도 해롭다. 따라서 환자 삶의 질이 급속도로 저하되게 된다.
특히 '긴 병에 효자없다'는 말에는 와병 환자의 배설물 수발을 등을 하는 괴로움은 자식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와병 환자의 배설물을 케어하는 것만으로도 나이가 많은 와병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 간병인 모두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큐라코의 케어비데는 국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고 현재 2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배설케어로봇 제품으로는 국내 최초로 산업통상자원부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에 지정돼 조달청 혁신장터에 등록됐다. 앞서 2020년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쇼인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 헬스&웰니스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
큐라코의 케어비데는 현재 한국보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일본에도 판매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일본의 경우 개호보험을 통해 큐라코의 케어비데를 사용하면 90%가 지원이 돼 환자들이 큰 경제적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다"며 "현재 국내에서는 보험적용이 아직이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을 했고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국내에서도 팔리고 있지만 가격이 1000만원이 넘고 렌트비용도 40만원 이상이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있다.
그는 "보험이 적용되면 현재 수준에서 85% 수준까지 낮아져 제품을 사용하는데 따르는 경제적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험 적용이 된다면 한국에서도 케어비데는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한국 사회는 급격히 노령화되고 있고, 이르면 오는 2025년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비중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기업이 사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윤의 일부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사용한다는 사회적 책임(CSR)이 회사의 경영에서 중요한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며 "CSR의 의미를 넘어 큐라코는 회사의 사업 활동 자체가 사회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공유가치 창출(CSV)' 기업으로, 환자들을 위한 사업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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