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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새출발 한화오션 정상화의 첫 단추는 노사협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3 18:24

수정 2023.05.23 18:24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사진=뉴스1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사진=뉴스1
대우조선해양이 45년 만에 '대우' 간판을 내리고 한화오션 이름으로 23일 새 출발을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사명을 바꾸는 내용을 포함한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대우조선해양은 1973년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로 시작해 1978년 대우그룹에 인수되면서 '대우' 문패를 달았다.

한화오션 앞에 놓인 과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과거 대우조선의 성과는 살리고, 잘못된 관행과 풍토는 근본부터 바로잡아야 하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 대우조선은 산업은행 관리 아래 지난 10년간 8조원 가까이 누적 손실을 봤다.
팬데믹 기간 조선업 호황 국면에서도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올 들어 1·4분기에도 규모가 줄긴 했으나 600억원 넘는 손실이 났다. 부채비율은 무려 1858%까지 치솟았다.

과감한 체질개선 없이는 만년 적자를 탈피하는 경영 정상화는 불가능하다. 대우조선 시절 낙하산 임원들은 보여주기 실적을 위해 헐값수주를 서슴지 않았다. 이런 행태가 지난 2015년 조선업 최악 불황의 씨앗이 됐던 것은 물론이다. 경영진은 이를 은폐하려고 분식회계까지 일삼았다. 저가수주의 폐해는 심각했다. 경남 거제, 옥포 등 지역 경제가 함께 무너졌다. 이 와중에 직원들은 수천억원대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공적자금이 투입돼 겨우 혈세로 연명해온 회사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극한투쟁에 익숙한 강성 노조의 자발적 변화가 절실하다. 대우조선 노조는 위험천만한 골리앗크레인 점거 농성도 불사한 전투적인 조직이다. 벼랑 끝 회사의 현실은 외면한 채 매각 반대를 외치며 해외 원정투쟁도 시도했다. 지난해엔 하청노조까지 불법점거 파업을 벌이는 바람에 회사는 1조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 이런 암울했던 과거와 과감히 결별하지 않으면 한화오션의 미래도 없다.

대우조선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기업이다.
잠수함, 구축함 등 특수선 분야 역량도 뛰어나 장래성은 충분하다.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초격차 전략 마련이 시급한 국내 조선업계의 현실에서 한화오션에 대한 기대도 크고 그만큼 책임도 무겁다.
정부도 새 출발한 한화오션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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