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접경지대인 러시아 벨고로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가 23일(이하 현지시간) 이틀째로 접어들었다. 전투가 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 민간인 한 명도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처음으로 러시아 영토로 확산됐다.
벨고로드에서 전투를 벌이는 이들은 우크라이나군 소속이기는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러시아인들로 구성된 의용군이어서 러시아를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이 지역 주민들도 안전한 지대로 옮겼다.
러시아인 의용군
현재 벨고로드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주체는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러시아 국적자들로 구성된 2개 그룹이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군 소속으로 '러시아 자유연대'와 '러시아 의용군'으로 나뉘어 있다.
러시아 조사위원회(IC)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공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면서 주택들과 정부 건물, 민간 인프라가 박격포와 포사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IC는 이어 "이 범죄 행위로 인해 민간인 여러 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벨고로드 주지사 비야체슬라브 글라드코브는 이번 전투로 민간인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글라드코브 주지사는 처음에는 사망자가 없다고 밝혔지만 23일 "불행하게도 인명 손실이 있었다. 시민 한 명이 코진카 마을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의 손에 죽었다"고 말했다.
전투 지속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본부를 둔 '러시아 자유연대'의 정치 그룹 '무장 러시아 반 정치 센터' 대변인 알렉세이 바라노브스키는 CNN에 이번 작전이 21일 밤 시작됐다면서 전투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바라노브스키는 국경을 넘어 러시아에 진입한 병력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들이 "우리 조국을 독재자 푸틴의 손에서 해방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그러나 23일 일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공습과 포격, 지상군 투입을 통해 이들 무장세력을 우크라이나 영토로 쫓아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들을 우크라이나로 격퇴했다면서 이들이 격멸 될 때까지 사격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의용군은 소셜미디어에서 자신들을 자발적으로 반 푸틴 전선에 참가한 애국자들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이어 러시아의 모든 군자원이 우크라이나에서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바람에 러시아는 군사적 위기에 대응할 예비병력이 없어 공격에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당혹해하는 러시아
러시아 내에서는 자국 영토 내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이번 사태에 매우 당혹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일일 브리핑에서 러시아 블로거들과 전문가들이 '패닉, 파벌주의, 부조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심각한 정보 충격을 경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ISW는 "이번 공격이 러시아 평론가들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쟁이 15개월째로 접어드는 가운데 이번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 역시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투에서 귀환한 병사들이 거의 없는 가운데 푸틴이 국내에서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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