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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아마존, 전자책 이어 앱스토어 中사업도 철수 12년만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4 08:17

수정 2023.05.24 08:17

- 전날 고객에게 '오는 7월 17일부터 앱스토어 서비스 중단' 이메일 발송
- 가격 경쟁서 밀리고, 규제 강화되면서 운영 지속할 명분 잃은 듯
미국에 기반을 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고객에게 보낸 이메일. 오는 7월 17일부터 아마존 차이나는 더 이상 앱스토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중국 매체 캡처.
미국에 기반을 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고객에게 보낸 이메일. 오는 7월 17일부터 아마존 차이나는 더 이상 앱스토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중국 매체 캡처.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에 기반을 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중국에서 전자책에 이어 앱스토어 사업도 접는다. 중국 시장에서 관련 사업을 시작한 지 12년 만이다. 중국 내 사업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선택한 결정으로 풀이됐다.

24일 금융계, 텅쉰왕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아마존은 ‘오는 7월 17일부터 아마존 차이나는 더 이상 앱스토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아마존에 대한 지원과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는 내용의 메일을 고객에게 전날 발송했다.

아마존 앱스토어는 아마존이 개발한 안드로이드 기반 모바일 운영체제인 파이어 OS 공식 앱스토어이면서 안드로이드 OS의 제3자 정품 앱스토어다. 2011년 3월 22일 오픈했으며, 현재 200여개국에서 이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존 앱스토어는 아마존 쇼핑 앱과 달리 주로 앱과 게임 등 콘텐츠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중국에선 아마존 차이나에서 내려받아야 한다. 지무신문은 주요 외신을 인용, 7월이 되면 아마존 차이나 공식 홈페이지와 앱스토어가 함께 문을 닫는다고 전했다.

아마존 차이나는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선전을 포함한 12개 도시 지사에 1만명 이상의 직원이 두고 있다.

아마존 대변인은 아마존 차이나 홈페이지가 폐쇄될 때까지 판매자들과 협력해 원활한 전환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마존 플랫폼을 통해 계속 영업하고 싶은 판매자는 글로벌 판매 홈페이지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따르면 아마존은 2004년 중국 최대 온라인 서점 조요닷컴(Joyo.com)을 750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조요닷컴은 현재 샤오미 창립자 겸 회장인 레이쥔이 2000년 설립한 플랫폼이다. 아마존은 이후 2011년에 사명을 아마존 차이나로 바꿨다.

그러나 아마존 차이나는 가격 경쟁에서 중국 토종 업체들에게 밀리고, 지불결제 시스템도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데다, 미국식 비즈니스 모델을 고집하면서 점차 도태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앞서 아마존은 이미 지난해 6월 중국에서 킨들 전자책 판매 중단을 발표했다. 당시 아마존은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을 통해 “중국에 광범위한 비즈니스 기반을 구축했으며 계속 혁신하고 투자할 것”이라며 해외 구매, 광고, 물류, 클라우드 기술, 스마트 하드웨어·서비스 사업은 이어갈 방침을 밝혔었다. 이미 구입한 전자책은 2024년 6월 30일 이전까지 다운로드하도록 했다.

하지만 아마존이 전자책 다음으로 앱스토어 철수 결정까지 내리면서 결국 시장 적응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진단이 제기된다.

중국 시장에서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데다, 중국 정부 규제까지 강화되자, 더 이상 사업을 이끌어 갈 명분을 찾지 못했을 것이라는 취지다. 여기다 미국과 관계까지 갈수록 악화돼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미중 갈등과 중국식 초강력 방역 정책인 이른바 제로코로나 이후 아마존 이외에도 상당수의 미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짐을 쌌다. 구글은 출시 5년 만인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번역 앱 서비스를 중단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전문가 네트워킹 소셜미디어인 링크트인, 야후,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 등이 줄줄이 중국 사업을 중단했다.
미국 패션 브랜드 ‘갭’(GAP)과 ‘아메리칸 이글’, ‘포에버 21’도 사업을 매각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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