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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통신시스템 원인 파악…25일 발사할수도 [누리호 3차 발사]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4 18:34

수정 2023.05.24 18:34

24일 오후 6시 24분으로 예정됐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3차 발사가 기술적인 문제로 연기됐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누리호 3차 발사 준비 과정 중 저온 헬륨 공급 밸브 제어 과정에서 발사 제어 컴퓨터와 발사대 설비 제어 컴퓨터 간 통신 이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전날 발사대에 고정돼 있는 기립된 누리호의 모습. 연합뉴스
24일 오후 6시 24분으로 예정됐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3차 발사가 기술적인 문제로 연기됐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누리호 3차 발사 준비 과정 중 저온 헬륨 공급 밸브 제어 과정에서 발사 제어 컴퓨터와 발사대 설비 제어 컴퓨터 간 통신 이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전날 발사대에 고정돼 있는 기립된 누리호의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누리호 본체가 아닌 발사대에서 헬륨을 공급하는 지상 장치의 시스템 제어 통신에 이상이 발견되면서 발사가 연기됐다.

이번 문제는 1·2차때와 나로호 발사때도 발견되지 않았던 사안이다.
하지만 누리호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만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측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빠른 시간내 문제가 해결되면 25일 같은 시간(오후 6시 24분) 발사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발사대에 세워둔 채 점검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24일 오후 4시경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발사 상황 브리핑을 통해 "제반 사항을 고려해 25일 중 다시 한 번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해 발사 가능 여부 및 시간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5일 발사 진행이 가능한지 여부는 24일 저녁 이뤄질 시스템 문제 원인 파악 및 해결 여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발사제어 컴퓨터와 발사대 설비 제어컴퓨터간 통신 이상이다. 통신 이상이 발생한 채 발사를 진행할 경우 발사 10분 전 자동운영모드로 됐을 때 작동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

이날 발견한 문제는 연구진이 오후 12시 24분부터 발사운영절차를 게시하고 추진 기관 구성품을 점검하던 중 오후 3시쯤 발견됐다. 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23일 엄빌리칼 연결 후 전기를 넣고 유공합 라인 연결까지 확인을 마쳤다. 점검을 마친 뒤 기체, 가스, 추진기관에 공급되는 구성품을 점검할 수 있어 뒤늦게 발견된 것이다. 항공우주연구원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원인 파악과 재발 방지 조치가 급선무"라며 "문제가 해결되면 빠르면 25일 발사를 재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누리호는 발사대에 세워진 상태로 대기중이다.

2차 발사 당시에는 누리호 본체의 센서에 이상이 발생했었다. 고정환 본부장은 "지난번에는 발사체 기체 안에 있는 센서가 고장나서 조립동에서 분해해야 했으나, 이번은 제어 컴퓨터간 문제여서 세워둔 채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누리호에 실려있는 위성들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일주일정도다. 차세대 소형위성 2호의 배터리는 실려있는 상태로도 충전이 가능하며, 다른 큐브위성들은 이보다 더 길게 버틸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장이 24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프레스룸에서 누리호 3차 발사 취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장이 24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프레스룸에서 누리호 3차 발사 취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해외에서도 연기 빈번해

고 본부장은 "수많은 부분품과 소프트웨어를 운영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언제든 존재한다"며 "이같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을 갖추고 보완하기 위한 관련 기업체 직원들이나 담당 연구원들이 항상 대기해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 발사과정에서도 많이 보아 왔듯이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무마하고 넘어가면 잘못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우주발사체는 언제나 문제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 실제 2021년 1차 발사때는 당일 누리호 내부에 있는 밸브 이상신호로 인해 직접 인력을 투입하는 등의 작업으로 발사가 1시간 지연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2차 발사때도 날씨로 하루 연기한 뒤 1단 산화제 탱크 내부 센서에 이상이 생겨 일주일 뒤에 발사했다. 우주발사체는 언제나 실패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미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뱅가드는 총 11회 반복 발사중 8차례나 발사에 실패했다. 또 스페이스X의 펠콘9은 2010년 첫 발사 성공 이후 2012년 부분 실패, 2015년 발사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다.

이번 3차 발사는 지난 두차례 시험 발사와 달리 실전발사이며, 여명황혼궤도 투입, 기업으로의 기술이전 등 새로운 도전에 의미가 있다.

주 탑재 위성인 '차세대 소형 위성 2호'의 요구에 따라 위성을 고도 550㎞의 여명황혼 궤도로 넣기 위해 발사 시간도 2차 발사때보다 늦고 더 낮은 고도로 발사한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기술진이 함께 해 기술이전이 시작되는 점들이 새롭다.
위성 분리 방법도 다르다. 지난 2차에서 큐브 위성들은 성능 검증 위성이 품고 올라가 궤도에 투입시켰다.
이번엔 차세대 소형 위성 2호를 분리한 뒤 누리호 3단에서 20초 간격으로 직접 7개의 큐브 위성을 내보낸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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