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장 눈에 잘 들어오는 상위에 전진 배치된 상품들이 소비자들의 즉각적인 구매력을 높이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온라인 쇼핑 사이트 상위에 전진 배치된 상품일수록 구매도가 높을 것이라는 인식과 반대의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한 쇼핑 사이트에서 상위 랭킹으로 제품을 정렬해 배치하더라도 3페이지 이상의 상품들을 면밀히 비교해 구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업계는 고물가 부담에 놓인 소비자들이 최적의 가성비 상품을 찾기 위해 더욱 깐깐하게 고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25일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월 '최근 1개월 이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 이력이 있는' 전국 20~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쇼핑몰 구매 경험에 대해 조사했다.
실제 온라인 쇼핑객들은 다양한 제품을 공들여 찾아보고 구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94.9%가 "상품을 살 때 3페이지 이상 넘어가서 살펴본다"고 답한 것. '5페이지까지 본다'(24.1%), '5페이지를 넘어 본다'(28.7%)는 소비자가 과반이 넘어 단순히 검색 상위에 배치된다고 해서 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 또 소비자들의 78.9%는 "다른 채널의 가격이나 품질, 후기를 찾아보고 구매한다"고 답했다. 많게는 수백개의 상품을 보고 신중하게 선택할 뿐 아니라, 다른 쇼핑 사이트 제품들도 꼼꼼히 살펴본 다음에 구매한다는 의미다.
응답자들은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 정렬과 배치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온라인 쇼핑몰은 가성비 좋은 상품, 신상품 등을 중심으로 상위에 배치하고 있다. 응답자의 66.9%는 "온라인 쇼핑몰이 자체 기준으로 상품을 정렬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이익"이라 말했고, 33.1%만 소비자에게 불이익이라고 대답했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가장 중요한 쇼핑 동력으로 떠오른 '가성비'는 온라인 구매를 결정하는 핵심요인(58.5%)으로 나타났다. 상품평(19.7%), 신속한 배송(9%)보다 월등히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특히 가성비는 20대(56.1%), 30대(55.4%)보다 구매력이 높은 40대(59.2%), 50대(61.8%)에서 더 중요한 요소로 뽑혔다.
아울러 온라인 쇼핑몰 이용을 좌우하는 기준으로 자체브랜드(PB) 상품이 중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응답자의 92.7%는 "온라인 쇼핑몰을 선택할 때 해당 쇼핑몰이 파는 PB상품의 품질과 종류, 가격을 고려한다"고 대답했다. PB상품 구매 요인도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하다"는 응답자가 75.7%였고, 편안한 배송·환불(16.2%), 쇼핑몰 상위 랭킹 진열(6.5%)을 뽑은 응답은 다소 낮았다. 또 소비자들의 74.4%는 "온라인 쇼핑몰이 PB상품을 자체적으로 정렬해 배치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했고, 88.3%는 "PB상품과 일반 제조사 브랜드(NB)를 혼합해 상위 랭킹에 정렬하는 것도 소비자 이익을 높인다"고 대답했다.
설문을 진행한 리서치앤리서치 측은 "소비자들은 검색 상단에 뜨는 제품을 바로 구매하는 비중이 극히 낮고, 기본적으로 다양한 정보와 상품 검색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고 있었다"라며 "가성비 등을 기준 삼아 온라인 쇼핑몰이 PB상품 등을 전진 배치하는 마케팅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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